수주액 7배 폭발해 16조 돌파, 꿈틀대는 '조선업 호황'

김영주 2021. 5. 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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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의 초대형 LNG 추진 컨테이너선. 사진 현대중공업그룹


올해(1~4월)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선박 수주가 급증했다. 4~5년 주기로 부침을 거듭하고 있는 조선업계는 올해 다시 '조선업의 봄'이 오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달 말까지 3사의 수주금액은 145억1000만 달러(약 16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21억7000만 달러)보다 7배가량 늘었다. 이 기간 한국조선해양은 총 86척, 72억 달러어치를 수주해 금액 기준으로 지난해(12억9000만 달러)보다 6배 증가했다. 또 대우조선해양은 22억1000만 달러, 삼성중공업은 51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6배, 10배 늘어난 수치다.

조선 3사 선박 수주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난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경기 부진으로 글로벌 선박 발주가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수주량은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인다. 업계는 경기 회복으로 인한 전 세계 해운업계의 컨테이너선 발주 증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필두로 한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어난 점을 요인으로 꼽았다. 또 올해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한 LNG·LPG(액화석유가스) 운반선 중 상당 수는 이중연료 추진 방식을 갖췄다. 벙커C유와 천연가스 연료를 병행할 수 있는 방식으로 효율과 친환경 측면에서 앞선 기술로 평가받는다.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수주한 24척 중 20척이 이 방식을 채택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에도 그랬지만 경기 불황을 겪고 나면 조선 발주는 늘어난다"며 "특히 상반기엔 컨테이너선 발주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카타르 LNG 프로젝트에서 나올 LNG 운반선 본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며 "최소 40~60척만 계약돼도 엄청난 물량이기 때문에 상승 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 조선 3사는 카타르 국영 석유 기업과 슬롯(도크 확보를 위한 사전 계약) 계약을 맺었다. LNG 운반선 1척의 가격은 약 2억 달러로 50척을 수주할 경우 100억 달러(약 11조원)에 달한다.

또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1만2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발주는 77척으로 지난해 1분기(7척)보다 11배 이상 증가했다. 업계는 따르면 올해 글로벌 컨테이너선 발주는 총 700척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조 선박 가격도 소폭 올랐다. 클락슨리서치의 이달 신조선 선가지수는 132.71로 지난해 1월(129.76)보다 2.3%포인트 올랐다. 이달 13~14만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가격은 1억1300만 달러로 지난해 1월(1억900만 달러)보다 4% 올랐다. 또 이달 17만4000㎡급 대형 LNG 운반선 가격은 1억8800만 달러로 지난해 1월(1억8600만 달러)보다 소폭 올랐다. LNG 운반선 가격은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변동이 없었지만, 최근 두세달 전부터 상승 움직임을 보인 점이 고무적이다.

한국을 비롯한 조선업계는 극심한 '수주 가뭄'을 빚은 2013년 이후 '저가 수주' 관행이 공공연하게 이뤄졌다. 선주 측에서 발주가 뜸할 경우 조선소 도크를 놀릴 수 없어 가격을 낮게 받더라도 수주를 해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와 같은 발주 추이가 이어진다면, 이런 관행도 변할 것으로 감지된다.

최진명 연구원은 "각 조선소의 수주가 늘어 조선소 도크가 찰수록 신조 가격은 올라간다"며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선주와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9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수주 잔고를 2023년까지, 향후 2년 6개월 치를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했다"며 "과거 슈퍼사이클 진입 직전인 2003년 초입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저가 수주한 적이 있으나 이후 빠르게 소진되면서 수주 물량이 올라간 적이 있다"며 "코로나19 회복 속도 등에 불확실성이 있으나 과거와 같은 사이클이 다시 올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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