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의성 매출 41% 폭등..되레 코로나 덕 본 이곳 공통점

손해용 2021. 5. 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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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전국 상권이 전반적으로 위축됐지만, 오히려 매출이 늘어난 곳도 적지 않았다.

2일 장우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이 펴낸 ‘신용카드 자료를 활용한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 분석과 재난지원금 설계 개선 제언’에 따르면 지난해 전년 대비 자영업자의 매출이 크게 줄어든 곳은 ▶서울 종로구(-22%) ▶서울 중구(-21.8%) ▶경북 울릉군(-19.3%) ▶서울 강남구(-17.9%) ▶서울 마포구(-17.7%) 등이다. 장 위원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한국기업데이터(KED), BC카드·하나카드의 자료를 토대로 지역·업종별 매출정보를 분석했다.

자영업자 매출액 증가 하위.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종로구·중구·강남구·마포구 등은 회사가 몰려있고, 식당·상점이 밀집한 곳이다.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이 늘고, 회사를 나오더라도 일을 마치고 바로 퇴근하면서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울릉군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울릉도를 연결하는 대형여객선 운항을 제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 여파다.

반면 강원도 영월군은 자영업자의 평균 매출이 전년 대비 41.7%나 늘었고, 경북 의성군도 30.4% 증가했다. 강원 강릉시(21.8%), 전남 영광군(20.5%), 경기 포천시(20.2%)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대도시에 비해 인구 밀도가 낮으면서 야외 활동하기 좋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코로나19 확진자도 상대적으로 적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탁 트인 야외에서 가족들끼리 조촐히 시간을 보내려는 여행객이 이들 지역으로 몰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자영업자 매출액 증가 상위.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예컨대 매출 증가율 1위 지자체인 영월군의 경우 강원도에서 캠핑장이 가장 많다 보니(111곳), 차박·캠핑족의 발길이 이어졌다. 영월군이 친환경 힐링공간으로 건립한 ‘에코빌리지’는 지난해 방문객이 전년보다 34% 증가하면서 2018년 개장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내기도 했다. 영월군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단체관광객은 줄었지만, 가족 단위로 방문해 휴식을 즐기고 가는 소규모 관광객은 늘었다”고 전했다.

전국 지자체 단위로 살펴보면 249개 시군구 중 자영업자의 평균 매출액이 늘어난 곳은 102곳이다. 전국 시군구 10곳 중 6곳에서 자영업자 평균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4곳에서는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서울만 보더라도 베드타운으로 분류되는 중랑구(-6.5%)·양천구(-6.7%)·강동구(-7.8%) 등은 다른 서울 지자체에 비해 매출 타격이 작았다.

자료: 장우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



업종별로도 매출 희비…"재난지원금 차등 지급해야"
자영업자의 매출은 업종별로도 희비가 갈렸다. 통신판매·금융 관련 산업 등은 매출이 늘어났으나, 종합소매업·영상·공연 관련 산업 등은 줄었다. 장 연구위원은 이를 토대로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역별, 업종별 피해 규모를 고려해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령 자영업 카드매출이 5% 이상 감소한 경우를 지원 대상으로 한다면 업종·지역·규모별 등급을 나눈 테이블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는 식이다. 장 연구위원은 "규모를 자영업자에 한정하고 2020년 전체 기준으로 시·군·구 단위에서 살펴보았을 때도 피해에 상당한 편차가 확인된다"며 "피해등급 산정 시 지역요소도 고려할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자료: 장우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



재난지원금, 非피해 업종 혜택이 더 큰 역설
특히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지난해 5월 이후 6월 통계를 보면 업종별 온도 차가 크다. 피해 업종의 경우에는 코로나19로 23.4%의 매출액 감소가 나타났고, 재난지원금에 따른 매출액 증가 효과는 14.2%였다. 반면 피해가 없었던 업종의 경우에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매출액이 17.2% 증가했고, 여기에 1차 재난지원금 효과로 21.7%의 추가 매출액 증가가 확인됐다.

장 연구위원은 “전체적으로 1차 긴급재난지원금의 효과가 확인되는 부분이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피해가 확인된 업종에 대해 충분한 매출 회복을 돕지는 못했다”며 “재난지원금 설계방식은 정액방식과 비례방식 등 여러 대안이 있겠지만, 등급별 맞춤지원이 기본 지원형태로 가장 이상적이라고 제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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