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명 방방 뛰었다..코로나 이긴 이스라엘 44명 압사 참사
29일(현지시간) 자정 무렵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메론산에서 열린 종교 행사에서 압사 사고로 15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30일 오전 5시 현재까지 최소 44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고, 10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사고는 오전 1시쯤 축제 참가자들이 좁고 경사진 통로로 이어지는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시작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초기에는 행사장 지붕이 붕괴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조사 결과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생긴 압사 사고로 밝혀졌다"면서 "수십명의 참가자가 통로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도미노 효과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뉴스 매체 와이넷은 사고 발생 당시의 모습을 '인간 눈사태'로 묘사했다. 부상자 차임 베르티머는 "물과 포도주가 쏟아져 있어 (좁은 통로의) 경사면이 미끄러워졌다"며 "갑자기 (앞에 있던) 사람들이 떠밀려 내려오면서 수백명의 사람들이 '숨을 쉴 수 없다'고 외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초 정통 유대인들은 이스라엘 전역에서 '라그바오메르'(Lag b'Omer)라는 이름의 축제에 참석하기 위해 버스를 대절해 이날 메론산으로 모였다.
라그바오메르는 2세기 랍비 시몬 바르 요하이를 기리기 위해 매년 4월 29일 자정부터 30일까지 랍비의 묘지가 있는 메론산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유대교 행사다.
이날 열린 행사는 이스라엘이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해제한 이후 열린 가장 큰 규모의 축제였다. 행사 주최 측에 따르면 축제가 시작한 29일 자정 10만명가량의 인파가 운집했고 30일 오전 10만명이 더 모일 예정이었다고 한다. 당초 이스라엘 당국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5000명의 경찰력을 동원했다.
NYT는 이번 사고에 대해 팔레스틴과의 전쟁을 제외하고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낸 민간 재해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공개한 영상에는 행사가 시작되기에 앞서 열린 리허설 성격의 콘서트에서 수만 명의 인파가 동시에 춤을 추며 뛰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 대변인 엘리 레비는 "아직 과실을 따질 정도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일부 영상 속 모습으로 결론을 내기는 섣부르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공영 칸 방송은 압사 사고 이후에도 일부 참가자들이 랍비의 묘지로 진입하려 시도하다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고 전했다.
참사 소식에 벤자민 네타냐후 총리는 "끔찍한 재난"이라며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트윗을 통해 밝혔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트윗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대통령 국가안보고문도 트윗을 통해 피해자 가족을 위로하며 애도의 메시지를 남겼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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