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고없이 한국군 공격 가능" 美정보수장이 본 도발 징후
"고체연료 SRBM, 남한 전역 신속히 공격"
애브릴 DNI 국장 "김정은, 압박수위 높다고 안봐"
지난달 북한이 1년여 만에 탄도미사일 발사를 재개하는 등 도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미 군사정보 수장이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경고했다.
스콧 베리어 미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29일(현지시간) 열린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앞서 '전 세계 위협 평가'라는 제목의 서면보고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북한은 올해도 핵과 미사일, 군사현대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북한이 외교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물론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미국의 압박, 한ㆍ미 연합훈련 등을 이런 도발의 정당화 구실로 사용할 것"이라며 "대량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과 장사정포 혹은 다연장로켓(방사포) 발사, 또는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거나 추가 핵 장치 폭파 시험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베리어 국장은 또 "북한군이 한반도를 통일하거나 지속적인 충돌을 지원할 전반적 능력은 부족하다"면서도 "전방위 군사적 도발과 치명적이고 제한적인 목표 공격을 수행하고 자국 영토를 신뢰할 수 있게 방어할 역량은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규모 포병과 보병을 전진 배치한 북한군은 아무런 경고 없이 주한미군과 한국군을 공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의 무기 현대화도 이런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그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탱크, 지대공미사일, 해안방어 순항미사일 발사기 등) 여러 새로운 재래식 무기를 선보였다"면서 "북한은 현재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하기 위해 잠수함 중 하나를 개량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SRBM 추진체를 액체에서 고체연료로 전환한 것도 주목했다. 그는 "북한은 2019년 5월 이후 세 가지 유형의 고체 추진 SRBM을 여러 차례 발사했다"며 "남한 전역을 표적으로 대규모 일제 공격을 신속하게 준비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수십 개의 새로운 발사기를 선보였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관련해선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역대 가장 많은 8기의 ICBM 이동식 발사대를 선보였다"며 "더욱 진전된 ICBM 역량을 추구하면서 북미 지역 목표물에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베리어 국장과 함께 청문회에 출석한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조금이라도 취했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앞서 헤인스 국장은 청문회 서면답변을 통해 "우리는 김정은이 핵무기를 외세 간섭에 대한 궁극적인 억지력으로 보고 시간이 흐르면서 핵 보유에 대한 국제적 인정과 존중을 받기를 바란다고 평가한다"며 "김정은은 현재의 대북 압박 수위가 자신의 접근법에 대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할 정도로 충분한 것으로 보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정은은 역내 안보 환경을 재구축하고 미국과 동맹 사이를 틀어지게 하고자 핵무기와 ICBM 시험 재개 등의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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