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터샷' 풍선 띄우는 모더나·화이자..코로나19 백신 '그들만의 잔치'

신헌철 2021. 4. 2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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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REPORT]

4월 중순부터 미국 전역에서 성인이면 누구나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백신 접종은 초기에는 직업과 연령, 건강 상태 등을 감안해 순차적으로 자격을 부여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충분한 백신 물량이 확보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 타격을 의식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의도적으로 경시했다 결국 선거 패배로 정치적 책임을 졌다. 그러나 백신 개발에서는 앞뒤 가리지 않는 불도저식 압박이 통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3월 말부터 모더나, 존슨앤존슨, 아스트라제네카 등 백신 개발에 착수한 14개사를 상대로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원하거나 사전 구매 계약을 맺었다. ‘초고속(Warp Speed) 작전’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프로젝트에 투자한 돈이 우리 돈으로 10조원을 넘었다. 이 가운데 보건당국과 사실상 공동 개발을 한 모더나에만 1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다. 반면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손잡은 화이자는 미국 정부의 직접 지원을 거절했다.

백신 개발을 시작하고 1년이 흐른 지금 승자는 화이자와 모더나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mRNA(메신저RNA) 방식을 택한 업체들이 개발 속도는 물론 안정성과 효능에서도 우위를 확인한 셈이다. 반면 바이러스 벡터 방식으로 개발된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존슨앤존슨) 등은 혈전 부작용 문제에 발목을 잡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4월 20일(현지 시간) 기준 미국에는 2억6450만회 분량의 백신이 공급됐고 이 가운데 2억1158만회가 접종됐다. 65세 이상의 80%, 18세 이상의 51%가 최소 1회 이상 접종을 완료했다. 지금까지 전체 공급량 중 51%가 화이자 백신이고, 43%가 모더나 백신이다. 3월부터 상용화된 후발 주자 존슨앤존슨은 점유율이 6%에 그친다.

▶부스터샷 확정 시 국외 수출 더 지연

덕분에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판매로 올해 184억달러(약 20조5000억원), 화이자는 150억달러(약 16조7000억원), 바이오엔테크도 115억달러(약 12조8000억원)의 매출을 각각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모더나는 약물 전달체인 지질나노입자(LNP)와 관련해 바이오 벤처 기업인 알뷰투스바이오파마와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이고, 패소하면 엄청난 배상금을 지불할 가능성이 있다.

그에 비해 화이자는 원천기술을 가진 바이오엔테크와 협력하며 향후 수년간 안정적 매출을 확보했다.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덕분에 올해 연간 매출액이 지난해 대비 46%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존슨앤존슨 백신이 일부 접종자의 혈전 발생으로 사용 중지된 것도 모더나와 화이자에는 호재다. 지난 4월 13일 CDC는 6건의 혈전 보고를 이유로 존슨앤존슨 백신 사용의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 100만명당 1명에 불과한 확률에다 인과관계 명확성에도 의문이 있지만 행정당국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측면도 있다. 또 다른 유력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미국에서 아직 사용 승인을 받지 못했다.

결국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이 미국 코로나19 백신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셈이 됐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이제 3차 접종, 즉 부스터샷이 필요하다고 ‘풍선’을 띄우고 있다. 만약 미국 정부가 연내 3차 접종을 공식화하면 모더나는 90억달러, 화이자는 75억달러의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백신 확보에 목을 매는 한국 등은 물량 확보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정부는 이른바 ‘백신 스와프’까지 미국에 제안했으나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앞당겨 공급받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honzul@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06호 (2021.04.28~2021.05.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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