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1억' BJ에게 준 초딩..별풍선 얼마나 쏘길래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이지효 기자 2021. 4. 2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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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이지효 기자]
# 회장님이 될래요

<앵커>

다음 키워드는 `회장님이 될래요` 입니다.

<기자>

11살인 초등학생 A양이 `회장님`이 되고 싶어서

전셋집 보증금을 다 써 버렸다고 하는데, 오늘은 이 얘기를 해 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초등학생이 전세 보증금을 써서 회장님이 된다고요, 무슨 말입니까?

<기자>

네. A양이 1인 방송 플랫폼 `하쿠나 라이브`의 BJ들에게 약 1억 3,000만원을 후원한 겁니다.

이 앱은 14세 이상부터 사용 가능한데 A양은 뇌병변과 시각장애가 있는 엄마의 휴대전화에 이 앱을 깔았습니다.

그리고 엄마의 휴대전화에 연동된 카카오페이로 BJ들에게 1억이 넘는 돈을 쏜 거죠.

아이가 쓴 돈은 이 가족의 전세 보증금이었다고 합니다.

<앵커>

A양이 1억이나 되는 돈을 BJ들한테 보낸 이유가 뭔가요?

<기자>

하쿠나 라이브를 비롯해 트위치, 아프리카TV 등의 플랫폼에는 `도네`라고 불리는 후원 문화가 있습니다.

BJ가 획기적인 방송 콘텐츠를 보여주면 호응의 의미로 돈을 주는 거죠.

이 아이는 "BJ에게 많이 후원해주면 회장님이라고 불러주며 대우해 준다"며

"자기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BJ의 회장님이 되고 싶어 입금했다"고 합니다.

<앵커>

아이가 실수를 한 건데 이런 경우는 BJ들이 환불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A양의 아버지가 아이가 후원금을 보낸 30명의 BJ를 만나

생활고를 호소하면서 환불을 부탁해야만 했고, 결국 1명을 제외한 모든 BJ가 환불을 약속했다고 합니다.

이후 방송통신위원회가 직접 `하쿠나 라이브`를 설득해

A양 부친에게 먼저 금액을 환불해 준 뒤 환불 요청을 거절한 BJ와 대화를 이어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앵커>

환불을 거절한 BJ가 궁금한데, 사실 미성년자 실수로 이런 사건이 생기는 일 많잖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지난해 5월에는 트위치에서도 14세 중학생이 3,000만원을 송금하면서

"나는 군필이다" "지금 퇴근했다" 등 성인이라고 주장하며 거액을 후원했죠.

미성년자가 아니라고 해도 과도한 유료 아이템을 선물하는 문제는 계속 있었는데요.

지난 2019년에는 아프리카TV에서 한 시청자가 BJ에게 1억 3,200만원을 선물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한달동안 아프리카TV 전체에서 오간 별풍선 규모가 400억이라고 하죠.

<앵커>

미성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기자>

네. 그래서 지난달 17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는데요.

플랫폼 이용자의 결제한도를 설정하고, 미성년자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 등이 골자입니다.

현재는 일일 결제한도를 자율적으로 규제했는데,

개정된 법안에서는 사업자가 직접 유료 아이템 결제한도를 설정하도록 바뀌는 겁니다.

다만 전체 매출의 약 80%가 별풍선 등의 선물을 포함한 플랫폼에서 나오는 만큼,

규제가 추진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17일 아프리카TV 주가는 한때 -2.86%까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지효 기자 jh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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