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가던 발길 돌려라"..사저 있는 매곡마을엔 이런 현수막
‘대통령님 매곡 주민이 기다립니다’, ‘꽃과 새도 대통령님 기다립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덕계동 매곡마을에 27일부터 이런 내용의 현수막 18개가 걸렸다. 앞서 양산시 하북면 주민들이 현재 건립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평산마을 사저 건립을 반대하고 나서자 원래 사저가 있는 매곡마을 주민들이 붙인 현수막이다.
이 현수막은 매곡마을회관과 문 대통령 사저 주변에 주로 붙어 있다. 현수막에는 ‘꽃과 새도 대통령님 기다립니다’, ‘가던 발길 돌리십시오’, ‘대통령님 매곡 집으로 오십시오’, ‘예전처럼 농사짓고 사십시다’, ‘대통령님 매곡주민은 기다립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문 대통령 사저 인근에는 ‘대통령님 사랑합니다’와 ‘김정숙 여사님 사랑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 2개도 붙었다.
매곡마을 한 주민은 “현수막들은 정치적 의도로 내건 것은 아니고, 마을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안타까운 마음에 걸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이 퇴임 후 조용히 살겠다고 하는 것을 평산마을 주민들이 못하겠다고 하니 그럴거면 우리 매곡마을로 오면 좋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의 사저 건립 중인 하북면에는 ‘문 대통령 사저 건립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렸다가 누군가에 의해 철거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논란이 확대되면서 사저 건립 공사는 지난 23일부터 일시 중단되고 경호인력도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북면 이장단협의회를 비롯해 새마을지도자협의회, 청년연합회 등 17개 단체는 지난 21일 하북면 일대에 현수막 44개를 내걸었다. 현수막에는 ‘평화로운 일상이 파괴되는 사저 건립을 중단하라’, ‘주민을 무시하는 것이 공정, 정의, 평등이냐’, ‘조용하고 살기 좋은 마을 하나로 충분하다. 대통령 사저 건립 OUT’ 등의 내용이 담겼다.
주민들은 지난해 6월 문 대통령이 사저를 짓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반겼다. 하지만 10개월 만에 반대로 돌아섰다. 정용구 이장단협의회장은 “사저 건립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논의해보자고 지난 10개월 동안 5차례나 양산시에 건의했지만, 반응이 없었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고향으로 갔지만 문 대통령이 연고도 없는 마을에 살겠다면서 주민과 소통하지 않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현수막들은 걸린 지 반나절만인 지난 22일 오전 37개가 철거됐다. 이중 14개는 불법 현수막이어서 양산시가 내렸다. 하지만 나머지 23개는 누가 손댔는지 모르는 상태다. 이장단협의회 관계자는 “현수막이 내걸린 장소에 대부분 폐쇄회로TV(CCTV)가 있어 철거자가 찍혔을 가능성이 크다”며 “경찰에 CCTV 영상 공개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현수막을 철거한 용의자를 특정해 조만간 조사를 할 예정이다. 양산경찰서 관계자는 28일 “수사 결과 한 용의자를 특정했고, 진정인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용의자에게 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나와달라고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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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점검 위해 일시 공사 중단. 이전 검토는 안 해"
사저 공사 중단과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공사로 인한 분진이나 소음 등 주민에게 불편을 주는 일이 있는지를 확실하게 점검하기 위해 잠시 공사를 멈췄다”고 설명했다. 사저를 다른 곳으로 옮길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양산=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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