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전상법' 방통위 '온플법' 입법예고 "소비자 실익 없고 규제만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발 온라인 플랫폼 규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온라인 기업에 대한 규제가 쏟아진다며 규제 걸림돌 증가와 혁신 지체 등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의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전상법)과 ‘온라인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공정화법), 방통위의 ‘온라인플랫폼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이용자보호법) 등이 정부와 의원입법을 통해 입법예고되면서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더욱 고삐를 쥘 예정이다.
온라인 플랫폼에 오프라인과 같은 법적 규제를 본격 도입하는 건 처음이다. 기존 법체계가 오프라인 규제 위주여서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대한 법정비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처음 만드는 법이다 보니 규제의 필요성 논란과 함께 부처별 불협화음도 상존한다. 전상법과 관련 공정위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간 개인정보 처리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를 규제하는 권한을 두고서는 공정위와 방통위 양 부처에서 소관 다툼이 치열하다.
하나씩 따져보면 전상법은 네이버 쿠팡 G마켓 당근마켓 등 소비자 보상책임을 면했던 온라인쇼핑 중개사업자에게 판매자와 연대해 소비자 보호책임을 지게끔 하도록 하는 법이다. 개인간거래 플랫폼에도 성명 전화번호 주소를 수집하고, 분쟁 발생 시 피해자에게 판매자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전상법은 입법예고 후 업계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조율 중이다.
온플법은 오픈마켓과 배달 숙박앱 등 플랫폼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불공정거래를 막고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입법예고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오픈마켓 입점업체의 98%, 배달앱 입점업체의 68%가 공정위가 추진하는 공정화법에 찬성하고 있다. 온플법은 국회에서 법안논의 중이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디지털 갑을관계에 대해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법안에 대해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정작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으면서 기업에 필요 없는 규제만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인터넷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공정위의 전상법 입법예고 후 입장문을 내고 “플랫폼 사업자들은 자체 플랫폼 서비스를 구축해 거래 분쟁을 해결하고 있지만, 오히려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시대를 역행하는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업계는 “소비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전자상거래법이 개인에게 직접 분쟁해소의 책임을 떠넘기고, 과도한 개인정보 침해를 부추겨 일반 국민의 안전 침해는 물론 혁신서비스 생태계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현재도 분쟁이 발생하면 1차로 플랫폼이 중재하고, 2차로 분쟁기관에서 중재를 맡고 있다”며 “자칫 분쟁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개인판매자의 신원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플랫폼 업체는 “(개정된) 법이 그러하다면 따라야 하겠지만 매우 조심스럽다”며 “눈치를 많이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온플법과 관련 플랫폼 입점업체들도 환영 반 우려 반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플랫폼 입점업체는 “최근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할 때 판매자 서류를 더 꼼꼼하게 검토하고 있다”라며 “정부의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일차적으로는 환영하지만, 신규 진입 업체들은 까다로워진 규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입점업체도 “플랫폼에 대한 갑질을 막겠다는 취지에서는 적극 찬성하지만, 과연 취지대로 규제가 잘 이행될지 걱정된다”는 말했다.
학계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고학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자상거래법 입법예고에 의견서를 내고 “사회적 편익을 상회하는 리스크와 위해를 내포한다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플랫폼의 자율적인 혁신을 촉진하거나 개인정보 수집을 최소화하는 등 개정안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이 강구되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도 “전자상거래와 온라인플랫폼 운영 사업자 등 용어에 대한 구분이 불명확하고, 개인정보 제공 역시 개인정보 오남용 문제와 사적 분쟁해결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구현화 쿠키뉴스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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