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칼럼] '포스트 코로나' 준비됐나 최근 M&A 핵심 트렌드 5

2021. 4. 26. 13:4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오래전 딜 리스트를 찾아봤다. 마치 먼지 앉은 고서(古書)를 펼쳐 보는 느낌처럼 감회가 새로웠다. 2011년 반도체 공조 회사인 S사와 플라스틱 파이프 제조 업체인 P사, 광학 회사인 D사가 눈에 들어온다. 이들의 매각 자문을 수행했거나 자문을 수임하기 위해 노력했던 리스트다. 간혹 패션 회사와 식음료 같은 소비재 회사들도 보인다. 하지만 역시 대세는 제조업이다. 인수합병 시장조사기관 머저마켓 통계에 따르면 한국 기업이 국내외에서 수행한 제조업 M&A 거래 규모는 2010년 50억달러에서 2020년에는 91억달러로 증가했다. 반면 IT·통신 등 이른바 신기술 업종 M&A는 2010년 49억달러 수준에서 157억달러로 3배 이상 커졌다. 이 밖에 에너지·석유화학 부분은 147억달러에서 67억달러로 감소했고 금융 부문은 63억달러에서 110억달러로 급증했다. 업종 분류가 다소 모호하기는 하지만 흐름을 감지할 수 있는 참고자료라고 볼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 소위 ‘핫’한 대우를 받았던 업종은 무엇일까? 2010년 초중반은 막걸리가 대세였다. 막걸리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내수는 물론 일본 수출도 급증했다. 2010년 중후반은 유아용품과 화장품이 뜨거웠다. 중국의 한국산 유아용품과 화장품 선호로 관련 회사들이 여러 투자자 러브콜을 받았다. 이어 식음료 프랜차이즈가 대를 이었다. 특히 사모펀드들이 프랜차이즈를 선호했다.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가정간편식과 밀키트, 건강기능식품 기업이 M&A 위시리스트에 몰려 있다. 이 밖에 젊은 소비층에 인기인 온라인 쇼핑몰,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도 인기가 높다.

M&A는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하고 효율적인 경영 전략의 일환이다. 단기간에 신시장에 진입과 기존 사업의 점유율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배가할 수 있다. 사모펀드 같은 재무적 투자자에게도 M&A는 매력적이다. 경영권을 인수한 기업 재무구조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거나 관계된 회사를 인수해 기업가치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볼트온(bolt on) 전략도 모두 M&A의 일환이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도 크다. 인수 대상 선별에 신중해야 한다. 인수 후 통합 관리는 더욱 중요하다. 간과해서는 안 될 포인트가 시장의 흐름에 대한 판단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 영역은 분석보다는 감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몇 가지 분명한 것은 첫째, 특정 국가 수요에 종속되는 산업은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그 나라가 중국이든 미국이든 마찬가지다. 둘째, 보다 선제적인 의사 결정이 주효하다. 좋은 딜은 결코 나에게만 보이지 않는다. 특히 최근 시장이 급성장하는 추세라 초기 기업이라 하더라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서 투자나 협업 가능성을 저울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단기적인 시장 변화보다는 거시경제 흐름에 부합하는 대상을 선별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며 마스크 공장 신설이 줄을 이었으나 업체마다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시장 흐름의 키워드는 ‘편리성’ ‘디지털’ ‘웰빙’ ‘고품질’ ‘1인 가구’로 정리할 수 있다.

[홍순재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재무자문본부 상무]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06호 (2021.04.28~2021.05.04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