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버 복사한 머스그로브, 사이영상 수상까지 따라할까

차승윤 2021. 4. 25. 22: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스그로브. 사진=게티이미지

미국 메이저리그(MLB) 조 머스그로브(29•샌디에이고)의 진화의 배경이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 셰인 비버(26•클리블랜드)라는 분석이 나왔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마이크 페트릴료 기자는 25일(한국시간) “조 머스그로브가 진짜로 잠재력이 터졌다”라고 올 시즌 호투를 분석했다.

단기간의 우연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는 “머스그로브가 TV에서 비버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며 “더 짧은 팔 동작을 통해 타자들에게 공을 더 잘 숨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시도는 성공이었다. 머스그로브는 2020년 2월 인터뷰를 통해 “시도해봤더니 성공했다”라며 “팔을 90도 각도로 유지하자 공이 몸 뒤로 감춰지고 팔 스윙이 깔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니 변화구가 더 좋아졌고 패스트볼의 회전이 좋아졌고 팔 회복도 빨라졌다”며 “여러 부분에서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팔 스윙을 참고했을 뿐이지만 비버의 장점까지 따라왔다. 페트릴료는 “지난해 비버와 머스그로브는 구종끼리 회전의 특징이 비슷한 네 명의 투수 중 두 명이었다”라며 “패스트볼과 커브가 서로 완벽하게 닮았고 슬라이더와 커브가 같은 방향으로 회전했다”라고 설명했다. 비버가 그랬듯 머스그로브에게도 타자를 현혹할 무기가 만들어진 셈이다.

장점은 결과로 나타났다. 페트릴료는 “지난해 헛스윙 비율 50% 이상의 구종을 가진 투수들(스윙 25회 이상)을 살펴보면 타일러 글래스노의 커브, 맥스 슈어저의 슬라이더, 루카스 지올리토의 슬라이더와 같은 거물들이 이름을 올렸다”라며 “그런데 그런 공을 두 개 가지고 있는 투수는 비버와 머스그로브뿐이었다”라고 전했다. 비버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머스그로브는 커브와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제압했다.

그러나 머스그로브는 지난해 비버와 같은 성적표를 들지 못했다. 비버만큼 좋은 공을 가지고 있었지만 활용하지 못했다. 약점인 패스트볼을 방치한 것이 컸다. 포심 패스트볼 피장타율 0.666을 기록했으면서도 구사율이 39.1%에 달했다. 피츠버그에서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올해는 달랐다. 포심 대신 커터를 늘렸고 패스트볼이 아닌 슬라이더를 1구종으로 바꿨다. 페트릴료는 “머스그로브의 슬라이더는 야구 최고의 구종 중 하나다”라며 “올해 99구를 던졌지만 탈삼진은 22개, 피안타는 하나에 불과하다”라고 전했다. 그는 “선발 투수 중에 머스그로브보다 슬라이더 성적이 좋은 투수는 소니 그레이와 오타니 쇼헤이뿐이다”라며 “구종 가치는 글래스노의 커브와 코빈번스의 커터 다음으로 좋다”라고 설명했다.

팔 스윙, 구종에 이어 성적까지 비버를 따라가는 만큼 사이영상 수상 역시 노려볼 만하다. 올 시즌 비버와 머스그로브는 모두 fWAR 0.9로 투수 전체 11위와 10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머스그로브는 올 시즌 구단 첫 노히트노런, 개인 커리어하이 13탈삼진, 평균자책점 1.04로 굵직한 활약도 남기는 중이다. 제이콥 디그롬(평균자책점 0.31)과번스(평균자책점 0.37)의 성적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충분히 인상적인 초반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차승윤 인턴기자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