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극마크 무력화한 인천 '짠물수비' 김광석
힘과 스피드에 맞춰 팔색조 수비
17시즌의 포항 떠나 마지막 불꽃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철인' 김광석(38)의 빛나는 수비가 팀을 2경기 연속 무패로 이끌었다.
인천은 25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1시즌 K리그1(1부) 12라운드 홈경기에서 울산 현대와 0-0으로 비겼다. 리그 2위 울산은 대부분의 포지션을 국가대표(연령별 대표 포함) 선수들로 구성한 우승 후보다. 11위 인천으로서는 중과부적으로 보였다. 대부분 울산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인천은 그런 예상을 깼다. 인천을 쉽게 요리하고 승점 3을 챙길 것 같았던 울산(승점 22)은 선두 전북(승점 28)과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수비수 김광석(38)이 인천의 '짠물 수비'를 이끌었다. 1983년생 김광석은 K리그 최고령(염기훈, 김영광) 선수다. 출전 경기 수가 421경기인 백전노장이다. 스리백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 김광석은 울산 공격진을 상대로 노련미를 선보였다. 전반에는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김지현을 막았다. 키 1m83㎝의 김지현은 '멧돼지'로 불릴 만큼 힘이 좋고 몸싸움에 능하다. 그런 김지현을 김광석(1m82㎝)이 찰싹 달라붙어 돌아서지도 못하게 했다. 김지현은 후반 14분까지 제대로 된 슈팅 한 번 시도하지 못하다가 김인성과 교체됐다.
김광석은 김인성은 다른 방법으로 막았다. 김인성은 스피드가 K리그 정상급인, 김지현과 다른 유형의 측면 공격수다. 김광석은 김인성과 거리를 1m 이상 두고 마주 섰다. 김인성이 빠른 드리블로 제치려고 하면 김광석은 거리를 좁히며 공을 가로챘다. 번번이 득점 기회를 놓친 김인성도 골을 넣지 못했다. 김광석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주면서 인천 수비진은 경기 내내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했다. 후반 막판 인천 신인 이강현이 다리 근육 경련으로 쓰러지자, 삼촌뻘인 김광석은 급히 달려가 마사지하며 조카뻘 동료를 챙겼다.
김광석은 프로에 데뷔한 2003년부터 지난해(상무 복무 2년 제외)까지, 16시즌을 포항 스틸러스 한 팀에서만 뛴 '원 클럽 맨'이었다. 2013년 K리그 최초 '더블'(리그, FA컵 우승) 달성 때도 함께 했다. 포항 팬들은 그가 팀의 레전드로 남아주길 바랐지만, "꼭 필요하다. 마지막 도전을 인천에서 함께 하자"는 조성환 인천 감독의 설득에 이적했다. 조 감독은 "올 시즌은 (김)광석이가 있어서 기대가 크다. 마지막 도전에서 후회 없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함께하겠다"고 격려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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