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따라 아파트값 뛰는데..'김부선' 제외에 '패닉셀' 불안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와 인천의 올해 4월 셋째 주까지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각각 6.43%, 6.45%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인 4.31%, 4.03%와 비교해 각각 1.5배, 1.6배씩 상승 폭을 확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1.20%였다.
경기와 인천 아파트값 상승을 이끈 건 교통망 확충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특히 GTX 노선이 지나는 지역의 상승 폭이 컸다. 경기 의왕시 아파트값은 이 기간 14.60% 올라 전국 시군구 단위 지역 가운데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1년 상승률 4.49%의 3배가량이다. 의왕의 경우 수도권 서남부 교통 대책의 최대 수혜지로 떠올랐다. GTX-C 노선 정차역에 대한 기대감에, 의왕과 가까운 인덕원역에 월곶~판교(월판선) 복선전철과 인덕원~동탄(인동선) 복선전철 개발이 추진되면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경기 안산시 상록구(12.06%), 인천 연수구(11.25%), 경기 고양시 덕양구(11.07%) 등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경기 남양주(10.49%), 양주(10.31%), 의정부(9.17%) 등 지난해까지 아파트값 등락이 적었던 경기 외곽지역도 크게 올랐다. 이들 역시 GTX 신설 기대감이 높은 곳이다.
하지만 GTX 기대감이 오히려 악몽이 된 지역도 있다. 인천검단·김포한강신도시 등이다. 정부는 지난 22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 수립연구' 공청회를 통해 광역철도망 신설 계획을 밝혔는데, 관심을 모았던 수도권 서부권역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은 김포 장기동과 부천종합운동장 사이를 연결하기로 했다. 당초 인천시와 경기도·김포시 등은 강남을 지나는 노선을 제안했다. 하지만 정부는 비용 문제와 노선 중복 등을 이유로 들어 경기 서부권만 오가는 노선 신설로 방향을 틀었다.
당장 이 지역 주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GTX-D를 ‘김부선’(김포와 부천을 연결하는 노선)이라고 부르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항의성 글을 올리고 있다. 한 청원인은 "2기 신도시 인천검단·김포한강신도시는 버리는 신도시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 항의 목적으로 이 지역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과 의원 연락처까지 공유하는 주민도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 주민 A씨는 "'외곽에서 서울까지 최단시간 직결연결'이 목적인 광역철도망 사업 개념까지 바꿨디"며 "집권 여당이 집값 상승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이 두려워서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두 량짜리 지옥철(김포골드라인)로 버티고 있는 김포 시민에게 교통망 확충이 가장 시급한데, (이번 발표로) 이 기대감이 송두리째 날아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천검단·김포한강신도시는 서울과 가깝고, 신축 아파트가 많아 지난해 말 '패닉바잉'(공포구매) 열풍의 최대 수혜지로 떠올랐다. 여기에 GTX-D 노선에 대한 기대감이 겹치면서 아파트값이 급등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김포가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기도 했다. 김포 운양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 발표로 집값 하락을 걱정하는 주민이 많다"며 "GTX-D 노선에 실망한 급매물이 쏟아지면 '패닉바잉'이 아니라 '패닉셀'(공포매도)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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