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꼰 美 불쾌했나..워싱턴 때릴 핵미사일 앞에 선 시진핑

신경진 2021. 4. 2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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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72주년 맞아 준항모·핵잠·구축함 취역
상륙 탱크, 핵탄도 미사일 덮개 일부러 노출
전문가 "미군 심리전 맞서 여론 반전 노려"
24일 CC-TV 신원롄보(新聞聯播)가 공개한 중국 094형 전략핵잠수함 창정(長征) 18호 함상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덮개 위에서 시진핑 주석이 함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CC-TV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인민해방군 해군 창설 72주년이던 23일 하이난(海南) 싼야(三亞)에서 거행된 최신 전략 핵잠수함, 055형 미사일 구축함, 075형 수륙 공격함의 함기(艦旗) 수여식에 참석했다고 중국중앙방송(CC-TV)이 24일 보도했다. 이달 초 미 7함대 구축함 머스틴함(DDG-89) 함장이 중국 항모 랴오닝(遼寧)함을 감시하는 사진을 공개해 '굴욕'을 주자 자존심 회복 차원에서 중국이 워싱턴까지 타격 가능한 최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의 사일로(격납고) 위에 서 있는 시 주석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공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CC-TV 신원롄보(新聞聯播)가 공개한 중국 055형 1만2000톤급 미사일 구축함 다롄(大連)함의 함재 미사일 발사구 앞에서 시진핑 주석이 함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CC-TV 캡처]

24일 CC-TV의 메인뉴스인 신원롄보(新聞聯播)는 시진핑 주석이 094형 전략 핵잠수함 창정(長征) 18호, 055형 1만2000톤급 미사일 구축함 다롄(大連)함, 중국 첫 4만t급 075형 수륙 공격함 하이난함의 정치위원과 함장에게 8·1 군기와 함정 명칭증서를 수여하는 취역식과 함정의 각종 장비를 시찰하는 장면을 전했다. 그런데 그 분량이 6분 38초로 이례적으로 길다.

24일 CC-TV 신원롄보(新聞聯播)가 공개한 중국의 첫 4만t급 075형 수륙 공격함 하이난함(海南)의 격납고에서 시진핑 주석이 해군육전대(해병대) 사병의 보고를 듣고 있다. [CC-TV 캡처]

특히 시 주석이 함정을 시찰하는 부분에서 하이난함 격납고의 해군육전대(해병대) 탱크, 창정18호함 함상의 SLBM 사일로 덮개, 다롄함의 함재 미사일 사출구에서 카메라 앵글을 멈추고 클로즈업했다.

24일 CC-TV 신원롄보(新聞聯播)가 공개한 중국의 첫 4만t급 075형 수륙 공격함 하이난함(海南)의 격납고에 탑재 한 중국 해군육전대(해병대) 소속 탱크. [CC-TV 캡처]

이날 공개된 세 척의 신예 전함 가운데 공격력의 과시 측면에서 주목되는 함정은 하이난함이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075형 수륙공격함은 비록 남해함대에 배속됐지만, 미래 수요가 생기면 남중국해 심지어 대만과 펑후(澎湖) 열도에 전개할 수 있다”며 “공수부대, 항모전투군과 합치면 섬 탈취 과정에서 더욱 강력한 연합작전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071 독(Dock)형 수륙수송함을 개량한 075형 수륙공격함 하이난함(선체번호 31)은 중국 항모인 랴오닝(선체 번호 16), 산둥(山東, 선체번호 17) 함에 이어 세 번째로 성(省) 명칭을 함정 이름으로 명명했다. 이에 대해 “선박 제조 기술과 비용 측면에서 하이난함은 항공모함에 버금가는 규모”라고 대만 연합보는 지적했다. 박창희 국방대 교수는 중앙일보에 “하이난함은 중무장 헬기와 전차 등 4만t의 적재 중량을 갖는 만큼 남중국해 도서에 대한 공격이나 대만 공격에 사용될 수 있다”며 “최근 시 주석이 신년사와 중앙군사위원회 회의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사용 단념을 부인하며 전투준비 태세를 강조하는 것을 고려할 때 남중국해 혹은 대만해협 일대에서 (의도적인) 군사 충돌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24일 CC-TV 신원롄보(新聞聯播)가 공개한 중국의 첫 4만t급 075형 수륙 공격함 하이난함(海南)의 격납고에 탑재 한 중국 해군육전대(해병대) 소속 탱크와 사병. [CC-TV 캡처]

첨단 핵잠수함인 창정18호함의 공개도 의미심장하다. 박 교수는 “421호로 명명된 진급(晉級, 094A) 창정18호함은 여섯 혹은 일곱 번째 전략 탄도미사일 핵잠수함(SSBN)으로 미국에 대한 전략적 핵 보복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대만 분쟁 시 ‘확전 통제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무기”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중국 해군은 지난 2019년 12월 사정거리 1만2000㎞ 이상의 신형 쥐랑-3을 발해만에서 시험 발사했다고 워싱턴타임스가 당시 보도한 바 있다.
1만2000t급의 다롄함은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기정사실로 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군사전문가 리제(李杰)는 “055형 대형 구축함은 방공·반(反)미사일·대함·대잠수함·대육지 타격 무기와 첨단 레이더 통신 전자 설비를 갖춘 4세대 구축함”이라며 “플랫폼과 설계에서 부분적으로 세계 최초 내지 선진 수준의 전함”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첨단 전함 ‘삼총사’의 과시는 이달 초 미 해군 머스틴함 함장의 ‘발 꼬기’ 사진에 대한 중국의 반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교수는 “미국이 중국 해군력을 평가 절하하려는 심리전에 밀리지 않고 중국 군대의 사기 진작과 중국 내 여론 반전을 위한 의도적 과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4일 CC-TV 신원롄보(新聞聯播)가 공개한 중국 055형 1만2000톤급 미사일 구축함 다롄(大連)함과 함기 수여식 행사장 전경. 함상 주포 사이로 64개의 함재 미사일 발사구가 보인다. [CC-TV 캡처]

한편 미국·일본·프랑스 3국 해군이 오는 5월 11일부터 17일까지 일본 규슈(九州)에서 가상으로 섬을 방어하는 연합 군사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모의 방어 훈련에는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아이노우라(相浦)에서 일본 육상자위대 수륙기동여단 100명, 미군 오키나와 해병 60명, 프랑스 육군 60명 등이 참여한다고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이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이를 겨냥한 듯 중국 해경은 25일 해경 2301함정 편대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해 안에서 순항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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