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클럽, 코로나19 계기로 영향력 회복해야 <블룸버그>

박병희 2021. 4. 2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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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클럽은 서구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채권 국가들의 모임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을 돕는 것이 목적이다.

독일의 싱크탱크인 키엘세계경제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08년만 해도 파리클럽은 2268억달러를 개발도상국에 빌려줬다.

중국이 개발도상국 지원을 크게 늘리면서 파리클럽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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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파리클럽은 서구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채권 국가들의 모임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을 돕는 것이 목적이다. 1956년 창설돼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키웠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전만 해도 개발도상국에 빌려준 자금 규모가 세계은행(WB)이나 국제통화기금(IMF)보다 많았다.

독일의 싱크탱크인 키엘세계경제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08년만 해도 파리클럽은 2268억달러를 개발도상국에 빌려줬다. WB의 1944억달러와 IMF의 486억달러를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의 개발도상국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2008년 당시 중국의 개발도상국 채권 규모는 497억달러로 IMF와 비슷했다.

하지만 이후 중국이 개발도상국에 자금 대출을 크게 늘렸다. 2017년 기준 중국이 개발도상국들에 빌려준 자금 규모는 3559억달러에 달한다. WB와 IMF도 채권 규모를 각각 3018억달러, 1136억달러로 늘렸지만 중국에 비할 바가 못 된다. 파리클럽의 대출 규모는 2008억달러로 2007년에 비해 되레 줄었다. 중국이 개발도상국 지원을 크게 늘리면서 파리클럽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이다.

[이미지 출처= 블룸버그]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파리클럽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잃어버린 영향력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개발도상국에 빌려준 자금이 향후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는 취임 이전부터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이 개발도상국에 막대한 빚을 떠안긴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개발도상국들이 중국과 일대일로 사업을 하면서 부채가 크게 늘고 있고 향후 잇달아 경제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같은 우려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더욱 커졌다. 개발도상국의 대중국 부채가 추산한 규모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개발도상국과 일대일로를 추진하며서 IMF나 WB, 파리클럽보다 더 철저한 비밀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파리클럽이 결성되기 전까지 국가간 해결되지 않은 채무 관계는 때로 전쟁으로 이어졌다. 1861년 프랑스는 채무를 갚지 않는 이유로 멕시코를 침략했다. 1912년에는 미 해병대가 같은 이유로 니카라과를 침략했다. 미국은 20년 이상 니카라과를 점령했다.

파리클럽은 이처럼 국가간 채무 관계가 폭력으로 해결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1956년 설립됐다. 설립 후 20년 동안 1년에 한 건 정도만 자금을 빌려줬다. 하지만 1980년대 남미 국가들이 잇달아 경제 위기에 처하면서 영향력이 커졌다. 1989년에는 한 해 동안 24건의 대출 계약을 성사켰다. 파리클럽은 완고한 협상가로 명성을 얻었다. 채무국의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빚을 탕감해주기보다는 지급 시기를 늦춰서라도 빌려준 돈을 다 받아냈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블룸버그]

IMF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피터 도일은 "파리클럽이 과거처럼 다시 채무국들을 쥐어짜려 한다면 또 팬데믹 이후에도 몇 십년간 영향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돈을 상환받기보다는 개발도상국의 경제위기 탈출을 도우면서 다시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일은 세계 금융위기 후 IMF의 역할에 불만을 나타내며 2012년 IMF를 떠났던 인물이다.

파리클럽의 현재 회원국 수는 22개국이다. 서구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결성됐지만 2016년 우리나라와 브라질을 21번째, 22번째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면서 최근에는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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