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세 자매 친모 폭행 사건.."전형적 가스라이팅"

천금주 2021. 4. 2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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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캡처

SBS 시사 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전형적인 가스라이팅 사건으로 알려진 세 자매 친모 살인 사건의 실체를 파헤쳤다.

지난 24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는 [세 자매와 ‘그분’의 비밀-친모 폭행 사망 사건의 배후] 편을 통해 안양에서 발생한 친모 사망 사건의 전말을 파헤쳤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7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의 한 카페에서 60대 여성이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쓰러진 박씨는 맥박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박씨의 몸에서 육안으로 보기 참혹한 폭행 흔적이 발견됐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사망 선고를 받은 박씨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시신을 이송해 부검했다. 박씨의 사인은 둔력에 의한 내부 출혈이었다.

전문가들은 “통상 누워있는 상태면 등 뒤 시반이 형성되는데 시반이 너무 넓게 분포돼 절개를 했더니 다 피하출혈이었다”며 “무차별 폭행을 당한 흔적이었다”고 했다. 또 일시적 폭행이 아닌 상습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분석했다.

사건은 검찰로 송치된 뒤 잔혹한 사실이 공개됐다. 존속 폭행의 원인에는 세 자매가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의문의 여인 때문이었다. 카페 소유주이자 사망한 박씨와 30년 지기였던 진모씨는 세 자매에게 “정치인, 재벌가 등과 연결될 수 있는 기를 타고난 너희들이 친모에게 그 기가 막혀 있으니 안타깝다. 엄마를 혼내줘라”라는 이해할 수 없는 문자를 보냈다.

진씨는 또 세 자매에게 자신의 손자를 돌볼 것을 지시했고, 자매들은 이를 수행했다. 진씨는 대통령까지 거론하며 어머니를 폭행하라고 지시했고, 큰딸은 “대가리를 깨서라도 잡겠다”는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큰딸은 119에 박씨가 쓰러졌다고 신고 전화를 하기 불과 30분 전까지도 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진씨는 “이분은 절망적인 생각 안 해. 절대 동요하지 말고 다부지게 잡고 있으면 내일이라도 다 오신다”고 말했다. 숨진 박씨 때문에 분노했다고도 했다. 문자 메시지 속 진씨는 마치 ‘그분’과 소통하는 무속인처럼 보였다. 그러나 법정에서 진씨는 자신은 무속인이 아니며 상해를 교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지난 1심에서 존속 폭행 치사로 첫째는 10년, 둘재 셋째는 7년형을 선고받았다. 진 씨는 존속상해 교사로 2년6개월 형을 받았다. 그러나 딸들은 진씨를 두둔하고 진씨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판결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세 딸들은 진씨는 잘못이 없고 스스로 범행을 결심했다는 불리한 주장을 펴고 있다. 진씨와 세 자매를 30년 전부터 알고 지냈다는 한 제보자가 세 딸에 대한 충격적인 제보를 하기도 했다.

제보에 따르면 이들 가정은 평범했다. 그러나 가부장적인 남편 때문에 아내인 숨진 박씨가 힘들어했다고 한다. 이때 진씨가 접근했고 이후 이들 부부는 자주 싸웠다고 한다. 성인이 된 세 자매는 아버지를 수시로 폭행해 왔다고 한다. 세 자매의 아버지 폭행을 주도한 인물은 다름 아닌 숨진 친모 박씨였다고 한다.

세 자매의 아버지는 개인 택시 운전을 하며 홀로 숨어지냈다. 부친 김씨는 딸들을 고소하려 했지만 전과자로 만들고 싶지 않아 상담만 받고 고소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버지와 연락을 끊고 지냈던 세 자매는 부친이 췌장암으로 떠난 뒤 재산상속을 받기 위해 나타나기도 했다고 한다.

김씨가 소유했던 아파트는 결국 2019년 큰딸에게 넘어갔고 2020년 11월엔 진씨로 소유자가 바뀌었다. 숨진 세 자매의 친모 박씨는 생전 진씨와 가깝게 지내면서 진씨의 집안일을 도맡아 하면서 그의 손자들을 돌보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는 “전형적인 가스라이팅 사건”이라며 “내가 조종해서 사람들의 가정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것에 자존감을 찾는 이상심리에 기반한 범죄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했다. 권 교수는 “자기 신뢰성을 높이려 스스로 후광을 만들어 자신의 후광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권 교수는 이어 “모친이 사망하고 이들 모두 형을 살아도 진씨의 금전적 이익은 크지 않다”며 “궁극적으로 진씨가 추국하는 것은 자기가 지시하고 조정하는 대로 한 가정을 파괴하는 것을 목표로 한 범죄”라고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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