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왕국 두산의 고민.. 장승현, 해결책 될까
[권혁중 기자]
두산이 포수 왕국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김경문·조범현·김태형·진갑용·홍성흔 등 레전드 포수들이 안방을 지켰던 팀이다. 물론 세대교체도 됐다. 2010년 3월 30일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과의 경기에서 데뷔 첫 선발 포수로 출장한 양의지가 두 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주전 자리를 확보했고, 그해에 줄곧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신인왕까지 탔다. 포수 왕국의 계보를 잇는 특급 신인의 등장이었다.
그렇게 영원히 두산의 안방을 지킬 것만 같았던 양의지가 2018시즌이 끝난 후 FA로 두산을 떠났을 때에도 두산에게 걱정은 없었다. 박세혁이 있었기 때문. 양의지라는 그늘에 가려 백업 포수를 전전하던 박세혁은 2019시즌 주전 포수로 풀타임을 뛰었으며 타율 0.279 4홈런 63타점을 기록했다. 공수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렇듯 역사는 두산에게 포수 걱정은 사치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박세혁이 지난 16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8회초 김대유의 패스트볼에 얼굴을 맞고 부상을 입으며 두산은 중요한 전력을 손실했다. 수술과 재활 기간을 고려했을 때 전반기에는 돌아오기 힘든 상황이다. 포수 왕국 두산에게 큰 고민이 생긴 것이다.
▲ 두산의 안방을 지키고 있는 장승현 |
ⓒ 두산 베어스 |
백업 포수 장승현, 주전 포수로 발돋움
그리고 지난 23일 드디어 장승현의 방망이가 터졌다.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9번 포수로 선발 출장한 장승현은 4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특히 두 번째 타석에서는 송명기의 공을 여러번 커트하고 끝내 안타로 출루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8회말 1사 2루에 타석에 들어선 장승현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수비형 포수로 불리던 장승현은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며 많은 팬들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팀 승리에 장승현이 공헌한 부분은 타격뿐만이 아니다. 두산의 선발투수 최원준에게 주로 빠른공을 주문하며 NC 타자들을 침묵시켰다. 이어 등판한 불펜 투수들도 안정적으로 리드하며 팀의 뒷문을 단단히 잠갔다. 장승현의 활약 덕분에 팀은 승리했고, 더불어 공동 3위까지 올랐다.
올 시즌 장승현은 1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9(27타수 7안타) 1타점을 기록 중이다. 사실 주전 포수라기에는 타격 성적은 아쉽지만, 현재 타격감은 좋다. 최근 3경기 동안 0.555(9타수 5안타)를 기록하며 물오른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게다가 장승현의 진가는 수비에서 나온다. 안정적인 포구와 블로킹을 자랑하고 어깨도 강해 도루저지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 장승현은 두산의 포수 왕국 계보를 이을 수 있을까. |
ⓒ 두산 베어스 |
'포수 왕국' 계보
장광호의 아들로도 잘 알려진 장승현은 제물포고 시절, 팀의 주전 포수 겸 4번타자로 활약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당시 고교야구 포수 최대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을 정도. 장승현은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전체 36번으로 두산에 지명되면서 베어스의 유니폼을 입게 된다. 2018시즌부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장승현은 줄곧 벤치에 머물렀다. 양의지와 박세혁이라는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백업을 전전하던 장승현은 2021시즌 주전 포수로 발돋움할 기회를 받았다. 두산이 포수 보강을 위해 외부 영입을 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변이 없는 한 계속해서 장승현에게 주전의 기회가 갈 것이다. 또한 박세혁의 복귀 시점은 여전히 미지수이기 때문에 장승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아직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통산 출전 경기는 89경기에 불과하다. 또한 올 시즌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0.02로 리그 포수 사이에서 하위권에 속한다. 그러나 현재 믿을 선수는 장승현뿐이다. 최근 물오른 타격감과 안정적인 수비로 주전 포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과연 장승현은 두산 포수 왕국 계보를 이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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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gur145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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