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하는 아이가 'OO'할 땐 꼭 병원 가세요

나건웅 2021. 4. 2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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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는 성인처럼 아픈 증상과 부위, 정도를 잘 표현하지 못해 울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소아에서 자주 나타나는 발열, 피부 발진, 복통 등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때에 따라 자칫 응급 상황이 될 수 있어 잘 구분해야 한다. 하지만 아이 증상만 보고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소아에게 흔한 응급 증상, 그리고 처치 방법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 반복되는 ‘분수토’, 5분 이상 ‘열성 경련’

구토는 소아에게 매우 흔한 증상이다. 대개 소화기관이 덜 발달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식사 후 등을 두드려 트림을 시키고 지켜보면 보통은 괜찮아진다. 하지만 구토가 심하고 탈수가 동반된 경우에는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구토 증세가 있는 소아가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거나 처져서 힘들어한다면 탈수가 의심된다. 이때는 수액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분수를 뿜듯 왈칵 쏟아내는 ‘분수토’는 어쩌다 한 번은 괜찮지만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질병 탓일 수 있다. 또 토물이 짙은 초록색이라면 담즙이 섞인 구토일 가능성이 높다. 십이지장 이하의 폐쇄를 의심해봐야 한다.

아이가 토할 때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토물이 입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토물이 일시적으로 기도를 막을 수 있고, 막지 않았더라도 폐로 들어가 폐렴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토하면서 아기 얼굴색이 파래지고 사레 걸린 기침을 여러 차례 할 땐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탈수 현상’도 위험하다. 아이 발 혹은 손끝을 꾹 눌렀을 때 하얗게 됐다가 다시 붉어지는 ‘모세혈관 충혈 시간’으로 탈수 정도를 확인해볼 수 있다. 보통 정상은 2초 이내에 다시 붉어지지만, 탈수가 심한 아이들은 2초가 지나도 다시 붉어지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탈수가 심하면 아이가 축 처지고, 입이 마르고 건조해지며 체중이 줄어들기도 한다. 이때는 응급실을 방문해 수액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열성 경련’은 열과 전신 경련이 동시에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뇌에 다른 이상이 없으면서 열이 심한 것 때문에 경련을 일으키는 것으로 체온이 갑자기 올라갈 때 생긴다. 보통 6개월에서 5세 사이 아이들에게 주로 나타난다. 경련과 함께 온몸이 경직되고 눈이 위로 돌아가는 증상을 보이며 대부분 5분 이내 멈춘다.

경련이 시작되면 옷을 벗겨 시원하게 해주고 다치지 않도록 주위 위험한 물건을 치워주는 것이 좋다. 경련이 5분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 곤란이 동반된 경련일 경우에는 반드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경련이 나타나는 모습을 스마트폰 동영상으로 찍어 의료진에게 보여주면 진료에 도움이 된다.

■ 호흡 곤란, ‘꺽꺽’과 ‘쌕쌕’의 차이 구분해야

호흡 곤란이 나타나는 경우는 두 가지다. 상기도가 좁아져 ‘꺽꺽’ 소리를 내면서 들숨이 안 쉬어지는 ‘폐쇄성 후두염’ 그리고 하기도가 좁아져 ‘쌕쌕’거리는 숨소리를 내며 날숨이 안 쉬어지는 ‘천식’ 등이다. 폐쇄성 후두염은 병원 방문이 필요하다. 호흡 곤란이 심하고 청색증(산소포화도가 떨어져 피부, 점막이 암청색을 띠는 상태)이 있는 경우에는 특히 신속한 내원을 권한다.

아이가 복통을 호소한다고 즉시 응급실에 갈 필요는 없다. 복통은 스트레스와 불안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깬다거나 갑자기 떼굴떼굴 구르는 발작성, 경련성 통증이 있다면 얘기가 다르다. 또 체중이 감소하며 열이 동반되고, 혈변,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병원에 가는 것이 낫다.

어린이 복통 응급 상황 중에서는 ‘장중첩증’이 가장 흔하다. 생후 5~10개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대부분 3세 이전에 나타난다. 장중첩증은 소장 일부가 접혀 장의 안쪽으로 들어가는 질환으로 장이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막혀 장의 내용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장폐색에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외에 위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아플 때, 통증이 등이나 어깨로 번질 때에는 기질적인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병원에 가야 한다.

조병욱 인천힘찬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아이들은 아파도 자기 의사를 쉽게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병원에 방문해도 질병의 원인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도록 초기 증상들을 놓치지 않고 빨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건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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