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도 안그래!"..생중계된 '김원웅 멱살' 상벌위 몸싸움
"김정일도 이렇게는 안 해!"
"너 나이 몇살이야. 70대냐? 난 80대야!"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는 몸싸움과 고성이 난무했다. 지난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김원웅 회장의 멱살을 잡은 광복회원 김임용(69)씨가 이날 상벌위원회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지면서다. 김씨를 비롯해 상벌위원회 개최에 반발하는 광복회 회원들이 회의 공개 진행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40분가량 충돌이 이어졌다.
앞서 상벌위원회 측은 김씨가 김 회장의 멱살을 잡아 광복회장 및 광복회, 광복회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관련 정관·상벌규정에 따라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며 김씨 측에 출석을 통보했다. 김씨는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의장과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 등을 역임한 김붕준(1888∼1950) 선생의 손자로 지난 6일 광복회장 사무실에 들어가 김 회장 등에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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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벌위 10분 만에 폐회…물리적 충돌도
광복회 개혁모임·광복회 정상화 추진본부는 상벌위원회에 앞서 오전 10시 광복회관 앞에서 '김원웅 광복회장 사퇴 촉구 집회'를 열었다. 상벌위원회 시간이 가까워져 오자 김씨는 "취재진과 회원들 다 함께 올라가자"고 했고, 건물로 진입하려는 회원들과 막아서는 광복회 측의 마찰이 빚어졌다. 김씨는 "상벌위원회에 광복회 측 위원 8명이 참석하는 반면, 난 혼자라 '겁박'하는 자리가 될 수 있어 무섭다"며 회원들의 동석을 요구했다. 광복회 상벌위는 의장을 포함해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광복회가 있는 이 건물 4층에서는 약 40분간 대치가 벌어졌다. 광복회 회원증을 꺼내 들고 "나도 광복회원인데 왜 못 들어가냐"고 외치는 회원들과 유튜버, 취재진까지 뒤엉키면서 장내는 혼란이 가중됐다. 일부 회원들과 광복회 지부장은 서로 욕설을 퍼부으며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이 모습은 현장에서 실시간 방송을 하던 유튜버들을 통해 고스란히 중계됐다.
결국 집회를 관리하기 위해 투입된 경찰까지 가세해 상황을 중재하면서 마무리되는 듯싶었다. 그러나 회의는 김씨가 입장한 지 10분도 안 돼 폐회됐다. 광복회 측이 김씨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다. 김씨는 "광복회 측처럼 우리 쪽도 카메라를 한 대 대동하자고, 더 넓은 자리로 옮겨서 진행하자고 했더니 거절하며 결국 폐회했다"며 "광복회가 사실적인 모든 문제가 국민에게 드러나는 게 싫어서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광복회 8000명 동지의 자식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며 "처음만 어렵지 김 회장이 그만둘 때까지 (멱살잡이 같은 일이) 연속적으로 벌어질 것이며, 김 회장은 조심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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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회장, 독립정신 왜곡"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치인 출신 김원웅이 광복회장이 된 이후 지난 2년간 정치판의 중심에 서서 순수한 독립정신을 왜곡했다"면서 "기고만장한 돌출 언행으로 회원들의 실망을 넘어 규탄의 대상이 됐으며, 국민 분열과 회원 편 가르기를 일삼는 것이 일상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광복회장으로 인해 광복회 위상과 명예실추는 물론 회원들의 불만이 한계점에 도달했다"며 "더는 공법단체인 광복회 김원웅의 오만과 독선을 묵과할 수 없어 사직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광복회의 내분은 지난 1월 광복회가 독립운동가 이름을 딴 '최재형상'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수여하면서 본격화했다. 김 회장은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친일재산을 국가로 귀속시킨 공로를 인정한다"며 광복회 이름으로 상을 수여했다.
당시 광복회 지회장 일부가 정관에 명시된 '정치적 중립' 준수 등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김 회장에게 보내자 집행부가 긴급 간담회를 열고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집행부가 간담회 뒤 배포한 '현 지도부 지지' 성명서에 대해 허위라는 주장이 나오는 등 갈등이 심화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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