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다름 있어도 차별화 없다"..'독자노선' 선 그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청소·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국회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정부·여당과 정책적으로 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지사는 22일 이러한 분석은 맞지 않는다며 일축했다.

이날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름은 있더라도 차별화는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서로 다른 소리가 어울려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낸다. 민주주의도 마찬가지"라며 "민주주의는 자로 잰 듯한 칼군무가 아니라, 자유로운 춤의 향연이어야 한다"고 했다. '동일함'이 아닌 '다양함'에 기반하는 민주주의를 강조하면서다.

그는 "제가 몸담고 있는 민주당은 매우 넓고 다양한 가치관과 정치적 성향의 당원들로 이뤄져 있고, 이것이야말로 민주주의와 역사를 이끌어갈 수 있는 최대 강점"이라며 "때로는 목소리 큰 소수가 전체 목소리인 것처럼 과잉대표되기도 하지만 이 역시 민주주의 특성상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적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차별화' 분석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민주주의와 민주당에 대해 이같이 정의한 뒤 이 지사는 "일각에서 최근 제 발언을 두고 정부와 차별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고 갈라치기를 시도한다"며 "그러나 저는 민주당의 노선을 계승, 발전시키려는 것뿐이다. 민주당 정권, 문재인 정부의 일원으로서 모든 공과와 책임을 함께 감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누가 뭐래도 민주당은 저의 요람이며 뿌리"라고도 했다. 그는 "수평적 정권교체의 역사적 과업을 이루신 김대중 대통령님,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참여민주주의를 여신 노무현 대통령님, 촛불 항쟁의 정신 위에 3기 민주정부를 이끌고 계신 문재인 대통령님께서 앞장서 끌어오신 수레를 민주당원들과 함께 저 역시 힘껏 밀어갈 것"이라고 적었다.

차기 대통령 선거가 약 1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최근 이 지사는 이른바 '경기도 독자백신'을 주장하는가 하면 '2주택도 실거주면 보호'를 주장하는 등 현 정부·여당의 정책 기조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에 이 지사가 여권 주류를 향한 차별화 노선을 걷는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