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급행열차' 탄 OCI.."주가 아직 저평가" [박해린의 뉴스&마켓]
[한국경제TV 박해린 기자]
<앵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박 기자, 오늘 밤 세계 기후 정상 회의가 열리죠.
<기자>
맞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주최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40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기후 정상 회의가 오늘 시작됩니다.
화상 만남이지만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정상 간 대면이라 시장의 관심이 더 집중되는데요.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오는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겠다는 구상을 밝힐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미국이 이렇게 발표를 하면 다른 나라들도 가만히 있을 순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네, 그렇죠.
전 세계 주요국들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상향될 겁니다.
이에 따라 오늘 증시를 보면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 가능 에너지 사업을 하는 기업들의 주가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대표적인 기업들이 어디 있죠?
<기자>
OCI, 한화솔루션 등이 대표적인데, 오늘은 OCI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OCI는 태양광 패널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그런데 최근 폴리실리콘 가격이 심상치 않습니다.
보시다시피 올해 내내 가격이 상승하고 있죠.
고순도 폴리실리콘의 4월 평균 가격은 kg당 17달러 수준입니다.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160% 정도 뛴 것이고, 2015년 3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앵커>
왜 이렇게 가격이 많이 오른 겁니까?
<기자>
태양광 설치 수요가 늘어난 덕분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태양광 패널 5억개 설치를 공약한 바 있고요.
중국 또한 지난해 2060년 탄소 중립 경제 달성을 선언하며 태양광 산업을 육성하기로 했습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은 2025년까지 연평균 신규 태양광 설치 용량이 70GW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고요.
여기에 공급 이슈도 얽혔습니다.
<앵커>
바이든 정부가 계속해서 재생가능에너지를 강조하다 보니 말그대로 바이든표 `급행열차`에 올라탄 모습이군요.
이렇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다 보니 공급이 따라오지 못해 가격이 급등하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기도 하고 기존 공급망에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미중 갈등의 영향인데요.
중국 신장은 전 세계 폴리실리콘의 절반 가까이를 생산하는 지역인데, 미국 태양광 협회가 중국 신장에서 생산하는 폴리실리콘을 사지 않겠다고 하면서
이른바 `불매운동`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미국 태양광 업체들에게 6월까지 신장과의 관계를 모두 청산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건데요.
안 그래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 신장산 폴리실리콘을 쓰지 못하면 공급에 더 차질이 생기겠죠.
따라서 가격 상승뿐 아니라 중국 기업을 대체할 폴리실리콘 생산사로 반사수혜 또한 받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꼭 OCI가 아니더라도 다른 업체들도 많은 것 아닙니까?
<기자>
국내에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사업을 접은 상황입니다.
중국 제품이 워낙 가격이 싸다보니 가격 경쟁력 면에서 밀려 철수한 건데요.
OCI도 지난해까지 연간 기준으로 적자였습니다.
<앵커>
지난해까지 적자였군요.
<기자>
네, 오히려 원가가 판매가보다 비싸 팔면 팔수록 더 손해를 보는 구조였습니다.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는 생산하지 않고 말레이시아로 거점을 옮겨 사업을 유지해오던 상황입니다.
국내 상황은 이렇고, 전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비중국계 폴리실리콘 제조사는 OCI와 독일 바커, 미국 헴록 등 단 3곳뿐입니다.
즉 쉽게 정리를 해보면 중국 기업들이 워낙 싸게 공급하다 보니 가격 경쟁력 면에 밀려 대부분의 업체들이 사업을 접었는데,
수요도 급증하는데 더해 중국산 불매운동까지 벌어지면서 몇 남지 않은 기업들에게 이 수혜가 집중된다는 겁니다.
<앵커>
OCI로선 사업을 접지 않고 말레이시아로 이전한 게 `신의 한 수` 가 됐네요.
<기자>
네, 게다가 OCI는 원가를 계속 절감해 손익분기점을 8달러 수준까지 내린 상황입니다.
올해에는 이보다 15%를 더 절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기자>
네, 또 군산 공장에서 생산 재개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만약 재개하기로 결정할 경우 연간 6,000톤 정도 생산할 수 있게 되는데요.
현재 연간 생산량이 3만톤 규모니, 20% 이상 확대할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중국 업체들이 증설을 하거나 신장이 아닌 다른 지역에 관련 공장을 만들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중국 업체들도 증설을 하고 있는데 대부분 신장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에 증권업계에선 중국 업체들의 증설에 따른 가격 약세 우려도 크게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고요.
<앵커>
다행이네요.
그럼 드디어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올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요.
보시다시피 올해 실적 전망치 또한 빠르게 상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목표주가도 높여 잡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오늘 밤 열리는 기후 정상 회의 주목해봐야겠습니다.
저희는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박해린 기자 hlpar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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