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앙 마지노선' 0.3도 남았다..40개국 정상들의 선택은
4월 22일 지구의 날, 세계 정상들이 기후 위기 대응 방안을 공유하기 위해 화상으로 만난다. 이날 오후 9시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40개국 정상들이 화상으로 기후정상회의를 연다.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마지막까지 참석을 저울질하던 시진핑 중국 주석도 테이블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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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005년 대비 50% 감축”… 각국 상향 목표 가져올까
이번 기후정상회의의 가장 큰 화두는 ‘2030년 온실가스 국가감축목표(NDC)'다. NDC는 2015년 197개국이 참여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라 각국이 5년마다 UN에 제출하는 온실가스 감축 계획안이다. 2015년 협정 이후 5년이 지난 2020년에 75개국이 새 목표치를 제출했다. 하지만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지난 2월 “이대로는 203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1%밖에 줄이지 못할 것”이라며 목표 상향을 주문했다.
이번 회의는 트럼프 정부 당시 파리협약을 탈퇴한 미국이 기후위기 대응 협상 테이블에 복귀한다는 의미도 지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로 줄이는 감축안을 내놨다.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이단아’였던 트럼프 대통령 시기는 물론 오바마 행정부(2025년까지 2005년 배출량의 26~28% 감축)보다 감축 목표를 두 배 가까이 높였다. 미국보다 배출가스 감축에 적극적인 EU는 2030년 목표치를 ‘1990년 대비 40%’에서 ‘55%’로 상향했다.
한국도 이번 기후정상회의에서 종전보다 강화된 감축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 2030년 NDC는 2017년 대비 24.4% 감축으로, 절대량으론 5억 3600만톤 규모이다. 하지만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낮추려면 2030년까지 현재 배출량의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컨센서스를 과연 충족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인접국인 중국과 일본이 얼마나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안을 들고 올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초 기후정상회의 참석을 유보하던 중국이 막바지 회담에 합류했다. 중국 언론은 시진핑 주석의 ‘중요 연설’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국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정점을 찍고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힐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 정부의 2030년 배출량 목표는 ‘2013년 대비 26.0% 감축’, 약 21억 5400만톤이다.
만약 한국이 구체적 감축 목표를 밝히지 않는다면 인접국인 중국‧일본에 비해 온실가스 감축 의지가 약하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환경부 관계자는 “중국‧일본이 예상보다 구체적이고 급진적인 수치를 들고 올 경우, 향후 우리나라의 NDC 재설정에 영향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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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재앙 마지노선'에 0.3℃ 남아…"이번 회담이 마지막 기회"
환경운동가들은 이번 기후정상회의가 "인류가 대응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에 열리는 회의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19일 세계기상기구가 발표한 ‘2020 글로벌 기후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2℃ 상승했다. 이미 2015년 파리기후협정을 통해 전 세계 국가들이 합의한 상승 제한폭인 ‘2100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2℃’의 절반을 넘겼다. 2018년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가 제시한 1.5℃까지 0.3℃ 정도 남은 상태다.
2020년은 역대 기온이 가장 높았던 3위 안에 드는 해로 기록됐다. 역대 기온이 높았던 순서대로 나열하면 가장 최근인 2015년~2020년까지 6년이 1위부터 6위를 모두 차지했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410ppm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지구의 열 90%가 저장되는 바다도 점점 더 많은 열을 가두는 모습이 관찰됐다.
온난화는 특히 극지방에서 두드러진 변화를 가져온다. WMO는 2005년부터 남극 빙하가 녹는 속도가 빨라졌고, 해마다 175~225 기가톤의 빙하가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녹아내린 극지방 빙하 해수면을 상승시켰다. 바닷물 높이는 1993년에 비해 해마다 3.3mm 높아졌는데, 상승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WMO는 보고서에서 “2021년은 기후변화 대응의 해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파국으로 가는 기로에 선 해”라고 경고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이 보고서의 공포스러운 결과를 모든 리더들이 봐야 한다”며 “올해가 결정적인 해가 될 것이다. 기후변화의 위협을 막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는 경로로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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