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한마디에 200% 폭등→폭락..'코린이'는 쪽박에 눈물

김지훈 2021. 4. 22. 17:2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형적인 계단식 상승 추세입니다. 모아가면 괜찮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암호화폐를 다루는 유튜버 A씨가 방송에서 한 이 말 한마디가 10분간의 불꽃놀이를 이끌어냈다.

A씨는 "좋은 코인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면서 "전 세계 22군데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을 만큼 인정받은 코인"이라고 소개했다.

금융상품에 대한 유사 투자 자문 행위는 불법이지만 암호화폐에 대해선 법·제도가 아예 없어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인 유튜버'가 추천하자 10분만에 3배로 폭등
고점 찍고 10분도 안돼 반토막
관련 법 없어 제지도 불가.. '무법지대' 지적


“전형적인 계단식 상승 추세입니다. 모아가면 괜찮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암호화폐를 다루는 유튜버 A씨가 방송에서 한 이 말 한마디가 10분간의 불꽃놀이를 이끌어냈다. 그가 방송에서 언급하자마자 200% 급등쇼가 펼쳐졌다가, 단 9분만에 최고점 대비 56.3% 폭락했다. 남은 건 고점에 대거 ‘물린’ 개미투자자의 장탄식 뿐이었다.

수십만 구독자를 거느린 ‘코인 유튜버’들이 암호화폐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19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A씨는 지난 19일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 상장된 ‘디스트릭트0x’를 소개하는 영상을 올렸다. 업비트에는 대다수 유저가 사용하는 원화 마켓, 비트코인으로만 거래할 수 있는 비트코인 마켓이 구분돼있는데 이 암호화폐는 비트코인 마켓에만 상장돼 있어 대중에겐 생소하다.

A씨는 “좋은 코인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면서 “전 세계 22군데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을 만큼 인정받은 코인”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전형적인 계단식 상승 추세다. 스윙(중기 투자)적 관점에서 접근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영상이 올라간 직후 시세 변화는 드라마틱했다. 오후 2시 548사토시(1사토시는 0.00000001비트코인·약333원)에 불과했으나 2시33분 583사토시로, 1분 뒤에는 925사토시로, 다시 7분 뒤에는 1749사토시(약1062원)로 날아올랐다. 세 배가 넘게 가격이 튀자 대거 추격 매수가 이뤄졌는데, 기대감이 박살나기까지는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최고점 1분 뒤 1263사토시로 떨어지더니 4분만에 1100사토시가 됐고 또 4분 뒤 마침내 765사토시까지 반토막났다. 최고점을 찍은 지 단 9분 만이다. 급락을 알아채고 매도 버튼을 누르기에도 빠듯한 시간이었다. 시세는 자정 즈음 622사토시로 떨어졌고 22일에는 장중 최저가 546사토시를 기록, 방송 당시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섰다.

해당 영상 댓글에는 “아닌 걸 알면서도 폭등하는 걸 보면 매수를 하게 된다” “급등 중 매수해 –30%다” “벌써 수백만원을 잃었다” 등 아우성이 빗발쳤다. 일부 투자자는 “A씨가 사전에 코인을 대량 매집한 뒤 영상을 올려 시세를 급등시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A씨는 어떤 피드백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코인 유투버의 시세 조작 의심 사례를 제지할 방안도 없다. 금융상품에 대한 유사 투자 자문 행위는 불법이지만 암호화폐에 대해선 법·제도가 아예 없어서다. 거래소가 ‘김치 프리미엄’을 활용해 시가 조작을 한다는 의혹도 끊이지 않게 제기된다. 시세 차익을 위해 자체 보유한 코인을 매매하면서 글로벌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여러 사건으로 검찰 압수수색을 몇 번이나 받았는지 아느냐”며 “정말 우리가 시세를 조작했다면 이미 수사를 받았을 거다. 높은 매출을 포기하면서까지 그런 짓을 할 이유가 없다”고 토로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