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품종 소량 생산'..車 반도체, 공급 확대 한계 [이슈플러스]
[한국경제TV 신용훈 기자]
<앵커>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결국 공급을 늘리는 길 밖에 없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높은 진입장벽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좋지 않아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라인 증설을 꺼리기 때문인데요.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한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지 신용훈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하게 된 첫 번째 요인은 가전제품 수요의 폭발적 증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자 반도체 공급 업체들이 가전용 반도체 생산에 주력하면서 상대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부족하게 된 겁니다.
반도체 제조 기업들은 먼저 주문 받은 가전용 반도체 물량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당장에 차량욜 반도체 공급을 늘릴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차량이 전자기기화 되면서 MCU(Micro Controller Unit) 칩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는데 이를 생산하는 기업은 적다는 점이 꼽힙니다.
평균 40나노밀리미터의 초소형 칩인 MCU칩은 제조하는데 높은 자본과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팹리스(Fabless) 형태로 위탁생산을 통해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고, 전 세계 자동차용 MCU의 70%는 대만의 반도체회사 TSMC가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생산기업이 제한적이다 보니 공급량을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전자 같은 국내 대기업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녹록치 않습니다.
[이준명 /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 : (우리나라는) 지금 품귀현상을 겪고 있는 MCU는 생산공정 자체를 보유하지 않고 있고, 다른 반도체를 봐도 해외 의존도가 높고 제품도 인포테인먼트나 네트워킹 분야 반도체 위주로 제한돼 있고]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10% 정도에 불과하고 차량에 따라 수백 개의 반도체가 들어가는데 한 회사가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를 갖추는 것도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 생산원가는 평균 50만 원 수준으로 투입되는 노력과 투자에 비해 수익도 적습니다.
지금의 위기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체인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입니다.
한국경제TV 신용훈입니다.
신용훈 기자 syh@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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