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늘 "현재에 충실히 지내는 게 청춘..영화 속 손편지 직접 썼다"

임세정 2021. 4. 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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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 개봉 '비와 당신의 이야기' 주인공 영호 역
"확실한 감정 이전 단계가 주는 설렘이 이 영화의 매력"

배우 강하늘은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꾸준히 ‘청춘’을 연기해 왔다. 순수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때로는 방황하고, 불의에 맞서 싸우기도 하는 많은 캐릭터들이 강하늘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통해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강하늘과 22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서 주인공 영호 역을 맡은 배우 강하늘. 키다리이엔티, 소니 픽쳐스 제공

이번 영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강하늘은 주저없이 ‘대본의 힘’을 꼽았다. 그는 “최근 읽었던 많은 대본들 중에 이런 느낌의 대본은 없었다. 일본영화같은 잔잔한 감성의 대본을 오랜만에 봤다“면서 “대본에 공을 많이 들여 완성도 높은 느낌을 받았고, 예전 연애편지 쓰던 때가 떠올라 공감이 많이 갔다”고 말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명확한 메시지나 인물 간 갈등을 보여주기보다 인물들의 감정선을 천천히 따라간다. 사랑하고 헤어지는 모습이 아니라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다. 강하늘은 “개인적으로 ‘관객의 참여를 위해 여백을 둔 영화’라는 조진모 감독의 표현에 공감한다”면서 “확실한 감정만 있는 건 아니지 않나. 확실한 감정의 전 단계가 주는 군더더기 없는 설렘이 이 영화만의 매력”이라고 짚었다.

영화 속에 등장한 편지는 강하늘이 직접 손으로 썼다. 그는 “자주는 아니지만 평소에도 내 생각을 부모님이나 친구들에게 쪽지 같은 글로 전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강하늘은 자연스러운 연기가 강점인 배우다. 하지만 특히 이번 영화의 주인공 영호는 실제 강하늘과 많이 닮아있다. 대본 속에 비워져 있던 영호의 모습을 강하늘의 모습으로 채웠기 때문이다. 그는 “이전 작품들에선 ‘최대한 극 중 인물처럼 보여져야겠다’는 욕심을 가지고 있었고 대본 속 인물처럼 보이기 위해 세밀한 부분에서 노력했다”면서 “이번엔 영호가 강하늘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서 주인공 영호 역을 맡은 배우 강하늘. 키다리이엔티, 소니 픽쳐스 제공

강하늘은 작품 속 캐릭터에 집중할 때 그림이나 음악의 도움을 받는 편이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에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와 ‘레인’ 두 가지 음악을 들었다.

또 다른 주인공 소희 역을 맡은 배우 천우희, 삼수생 친구 수진 역으로 특별출연한 배우 강소라와의 호흡도 영화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그는 자평했다. 강하늘은 “강소라와는 드라마 ‘미생’에서 만나 친구가 됐다”면서 “호흡을 맞출 필요 없이 진짜 친구처럼 재밌게 찍으면서 아이디어를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천우희와 연기하는 방식은 새롭기도 했다. 그는 “극중 소희와 편지를 주고 받는 장면이 많아 천우희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연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어떤 표정으로 이런 말을 했을까 상상하면서 연기하는 새롭고 좋은 경험이었다. 만나서 연기할 때보다 더 깊은 교류를 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주연 배우로서 마음에 가장 남는 장면은 무엇일까. 강하늘은 “빨간 우체통 앞에서 소희에게 편지를 보낼까 말까 고민하는 장면”이라고 답했다. 그는 “첫 촬영이었고, 그 장면을 통해 캐릭터의 톤을 잡아야 해 가장 많은 테이크를 찍기도 했다”면서 “그러다보니 정말 내가 연애편지를 보내는 것 같은 기분이었고, 가장 감정이 몰입됐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영화 속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으로는 강소라와의 갯벌신을 꼽았다. 강하늘은 “영호는 ‘재미’라는 포인트를 주기 힘든 캐릭터여서 고민이 많았다”면서 “캐릭터에 밝게 웃는 모습이나 ‘허당기’를 넣었는데, 영호가 가진 기본 틀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관객들이 피식피식 웃을 수 있는 장면을 넣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서 주인공 영호 역을 맡은 배우 강하늘. 키다리이엔티, 소니 픽쳐스 제공

영화 속에서 영호와 소희는 꿈을 잃은 채 희미한 하루하루를 살던 서로에게 위로가 된다. 강하늘은 “사람이 사람에게 위안을 준다는 건 특별하지 않다. 말 한 마디, 눈빛 하나일 수 있다”면서 “현실은 답답했지만 영호는 소희로 인해 설렘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편지를 쓰면서 스스로 좀 더 따듯하고 좋은 사람이 되는 기분을 느낀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그는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내가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고, 나는 주변의 어떤 사람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기분을 느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청춘 멜로의 주인공 강하늘이 생각하는 ‘청춘’은 뭘까. 그는 “‘지금 얼마나 현실에 충실히 지내고 있는가’가 청춘을 말해주는 것 같다”면서 “개인적으로는 항상 청춘이었고, 지금도 청춘”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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