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길 가면 어른들이 말해줘야" 은성수의 가상화폐 훈수

고석현 2021. 4. 2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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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6회국회(임시회) 제1차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2일 암호화폐(가상화폐)는 내재가치가 없는 "인정할 수 없는 화폐"라고 규정하며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젊은 세대가 암호화폐 투자에 대거 나서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듯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얘기를 해줘야 한다"고 했다.


내년부터 과세…"그림 사고팔아도 세금 낸다"
그는 "투자자 보호라는 개념에서 저희는 조금 달리 생각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투자하고 있다고 해서 관심을 갖고 보호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내년부터 암호화폐 투자에 따른 수익도 과세대상이 된다'는 지적에 은 위원장은 "그림을 사고파는 것도 양도 차익은 세금을 낸다"며 "그림을 사고파는 것까지 정부가 보호하느냐"고 반문했다.

또 "(암호화폐 가격이) 떨어지는 것도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과세 대상은 기획재정부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원칙으로) 법을 만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암호화폐 투자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은 위원장은 "저희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로 취급 업소 등록을 받는데 현재까지 등록한 업체가 없다"며 "등록이 안 되면 거래소가 다 폐쇄될 수 있기 때문에 투자하는 분들도 본인이 거래하는 거래소가 어떤 상황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투자자 손실을 당국이 책임지란 이야기가 아니라, 투자자들이 코인 관련 내용을 알 수 있게끔 규정을 만들어 줄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라며 "당국이 엄청난 금액의 거래에 대해 너무도 손을 놓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금융시장에 안들어왔으면"
은 위원장은 "하루 거래대금이 17조에 달한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실체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일관되게 말씀드리는 것은 이건 가상자산이라는 것이고 (금융시장에)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답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내년부터 과세 대상이 되는데 (문제는) 투자자들은 제도 보호망 밖에 있고 납세의 의무가 있다는 것"이라며 "투자자 보호에 대한 부분을 금융위나 당국에서 할 시점이 오지 않았나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은 위원장은 "투자자 보호 관점으로 가느냐, 아니면 방관할 거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전혀 안 할 수 없다"며 "그런데 제일 걱정되는 부분은 공식화하고 제도권으로 들어와서 더 투기열풍이 불 수 있어 다각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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