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기본소득, 인간다운 삶의 권리 보장할까

임현상 2021. 4. 2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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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기본소득, 기술혁명시대에 필요한 경제정책".. 경기도 기본소득박람회 개최

[임현상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본소득'에 대해 "복지정책이 아니라 기술혁명시대에 필요한 경제정책"이라고 강조한다. 사진은 지난 1월 28일, 이재명 지사가 '제2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 경기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을 추구할 권리. 헌법은 이를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으로 규정하고 국가에 이를 보장할 의무를 줬다. 또한,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기본소득'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이 천부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고민에서 시작한다.

오직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는 단 하나의 자격만으로 누구도 차별되지 않게 모두에게 일정액의 현금을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것. 이 '기본소득'을 현실에서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경기도의 행보가 가장 적극적이다. 경기도가 기본소득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것은 민선7기 이재명 체제 출범 이후다.

성남시장 시절 기본소득 개념의 일환으로 청년배당을 실시한 이재명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 후보 시절 이를 경기도로 확대한 이른바 '경기 기본소득' 도입을 공약했다. 그리고 당선과 함께 인수위 단계에서부터 기본소득 제도 도입을 위한 준비에 착수, 취임 후에는 정책지원 자문기구인 '기본소득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대한민국 기본소득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기본소득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본소득, 국토보유세 도입으로 실현 가능"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본소득' 제도의 현실화 방안으로 순차적인 확대와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의 도입을 제시한다. 자료사진. 사진은 지난 2018년 11월 21일 경기도 주최로 열린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토론회'에서 이재명 지사가 축사를 하는 모습.
ⓒ 경기도
  
지난해 7월, 국회 기본소득연구포럼 창립식에서 이재명 도지사는 "기본소득은 복지정책이 아니라 기술혁명시대에 필요한 경제정책이다"라며 "핵심은 국민의 동의를 받아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느냐 일 것이다. 수혜자도 납세자도 혜택을 보는 방식의 기본소득, 경제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서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꺼번에 욕심내지 말고 1년에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늘려가면서 진행을 하면 충분히 가능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이 어떤 성격의 정책이냐고 할 때 통상적으로 복지정책이라고 하는데 1회적이긴 하지만 재난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해 본 결과 얼마나 경제적 효과가 큰 지 이번에 체감했다"며 "(기본소득은) 복지정책이 아니라 복지적 형태를 가진 경제정책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인 저성장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문제의 핵심은 불평등과 격차, 그리고 소비 수요 부족이다"라며 "그동안 공급에 집중해왔지만 아무리 공급을 강화해도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시대다. 공급과 소비 이 두 개의 바퀴로 경제가 굴러가게 되는데 이제 정부의 역할은 소비역량을 강화하는 데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의 가처분 소득 중에서 이전 소득(생산에 직접 기여하지 않고 개인이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받는 수입. 보조금, 보험금, 연금 등)이 차지하는 부분은 3%대로 전 세계 평균 30%에 1/10도 안 된다"면서 "정부가 가계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게 거의 없다는 것인데 가계에 대한 직접적인 정부 지원을 늘리는 방식으로는 기본소득만한 게 없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이러한 전통적 '기본소득' 개념에 소득의 역외 유출을 방지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경기지역화폐'를 도입해 기본소득과 결합하며 '경기도형 기본소득'의 골격을 완성한다.

이런 경기도의 모형은  코로나19 1차 재난지원금 지급에서 일부 효과가 나타났다. 
소득과 나이 상관없이 전 도민을 대상으로 10만 원의 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면서 그 돈이 다시 지역상권으로 유입되는 효과를 보였다.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자산 불평등 해소하고 집값 상승 억제할 것"
 
▲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 경기도는 지난 2019년부터 세계 최초로 기본소득 공론화를 위한 '대한민국 기본소득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세계 최대 기본소득 공론의 장으로 발전한 '2021 대한민국 기본소득박람회'는 오는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내 삶 속의 기본소득'을 주제로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현장 행사와 온라인 행사를 병행해 개최된다. 자료사진. 지난 2019년 4월 29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 개막식' 모습.
ⓒ 경기도
 
이러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우려는 남는다. 가장 크게 지적되는 문제는 '재원'이다. 전국민을 상대로 지급됐던 지난 1자 재난지원금의 지원 규모는 14조2000억 원에 달했다. 막대한 규모의 재원을 우리나라 재정 여력이 뒷받침하기 힘들어아 결국 미래세대에 부담으로 남는다는 우려다.

이에 대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순차적 확대와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는 부동산으로 인한 불로소득을 환수해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을 골자로 한 제도다.

이 지사는 "초등학생의 꿈이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됐다고 한다. 희소한 국토자원이 지나치게 특정소수에게 집중되면서 대한민국은 부동산공화국이 됐다"면서 "부동산은 헌법에도 표현된 것처럼 우리 모두의 것이다. 부동산으로 인한 불로소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관련 토론회에서 이 지사는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는 계속 확대되고 있는 자산 불평등 격차를 완화하지는 못하더라도 격차를 조금은 줄일 수 있는 획기적 정책이다"라고 설명하며 "국가 단위로 시행하기는 너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광역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시작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꺼번에 과하게 하면 무리가 발생할 수 있으니 처음에 1인당 1만 원 정도 해보고 정말 좋으면 2만 원, 5만 원, 이렇게 늘려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과의 정책협의회에서는 "세금에 대한 저항은 세금을 걷어서 다른 데 쓴다는 불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유세를 걷어 국민에게 그대로 돌려준다면 저항이 없을 것이다"라며 "모든 토지에 공개념을 도입해서 보유세를 부과하고 이를 국민에게 100% 돌려주는 기본소득으로 사용하면 된다. 일괄 시행에 부담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실현 의지가 있는 시도에서 선택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시도 조례에 위임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가 자산 불평등을 해소하고 투기성 집값 상승을 억제할 것이라는 경기연구원의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경기도는 세계 최대 기본소득 공론의 장인 '2021 대한민국 기본소득박람회'를 오는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현장 행사와 온라인 행사를 병행해 개최한다. 올해로 세 번째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내 삶 속의 기본소득'을 주제로 전 세계 68명의 석학이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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