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2분기는 '반도체' 변수

김영민 2021. 4. 2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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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SUV GV80. [사진 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올 1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나며 호실적을 거뒀다. 이른바 ‘아쏘그(아반떼·쏘나타·그랜저)’에서 탈피해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에서 고수익을 올린 결과다.


현대차 영업이익 1조6600억원…92% 급증
현대차는 올 1분기 매출 27조3900억원, 영업이익 1조6600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공시했다. 이날 기아도 같은 기간 매출이 16조5800억원, 영업이익은 1조760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현대차는 매출 8%, 기아는 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은 각각 92%, 142%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가운데서도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기아 1분기 영업실적.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실적 발표 직후 기업 설명회(IR)에서 이철곤 현대차 IR팀장(상무)은 “코로나19에 따른 기저 효과와 주요국의 판매 회복세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네시스의 올 1분기 수출량이 1만1345대로 전년 동기(3006대) 대비 300% 가까이 급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현대차·기아 모두 미국 시장에서 분기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 실적에 들어가는 제네시스의 올 1분기 미국 판매량(8222대)은 지난해 같은 기간(3955대) 대비 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현지 판매를 시작한 SUV ‘GV80’(4431대) 덕분이다.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소형 SUV 코나는 지난달 미국에서 각각 월별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3년 전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의 40%대 시장 점유율 반등을 이끌었던 SUV 차종이 시차를 두고 미국에서 같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기아 역시 미국에서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1분기 내내 월간 6000대 이상 판매하는 등 실적 개선이 돋보였다.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분기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1분기와 달리 2분기 실적은 반도체 부족 사태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하다.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기 시작해 판매량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강현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미국 텍사스주 한파와 일본 르네사스 공장 화재 등으로 인해 반도체 부족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상황”이라며 “다음 달에도 이번 달 못지않은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향후 반도체 사태 대응책으로 대체소자 발굴 추진, 연간 발주를 통한 선제적 재고 확보, 유연한 생산 계획 조정 등을 내세웠다.


반도체 부족사태 5월이 고비
다만 반도체 부족 현상은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문제이기 때문에 향후 수급 상황에 따라 개선될 여지는 충분하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처음 벌어졌을 때와 마찬가지로 상반기 판매 감소분은 하반기 신차 수요로 이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성국 기아 IR담당(상무)은 “반도체 부족 사태는 다음 달이 가장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도 “대만의 TSMC도 3분기부터는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량을 상당히 늘리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 스마트폰(IM) 부문도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1조9500억원)보다 배 이상 증가한 4조45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억눌렸던 전자기기 수요가 뒤늦게 살아난 덕분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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