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홍빛 낭만, 산철쭉 꽃길에서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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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꽃들로 봄날이 눈부시다.
그래서 그저 봄을 느끼며 산철쭉 꽃길을 걷고 싶은 마음에 비음산(510m, 경남 창원시) 산행을 떠나게 되었다.
기다란 계단을 오르자 연홍빛 꽃등처럼 화사하게 피어난 산철쭉 꽃길이 나왔다.
앞에 걸어가는 사람이 연홍색 산철쭉들과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이 되어 주고, 꽃길에 취해 걸어가는 내 뒷모습 또한 누군가에게 예쁜 풍경이기를 소망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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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옥 기자]
▲ 경남 창원시 비음산(510m) 정상에서 진례산성 남문 쪽으로 가는 길에 연홍빛 산철쭉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
ⓒ 김연옥 |
▲ 가녀린 진달래와 달리 산철쭉꽃은 강인한 아름다움이 느껴지고. |
ⓒ 김연옥 |
▲ 햇빛 부스러기 곱게 내려앉은 낭만적인 꽃길이 꼬불꼬불 이어졌다. |
ⓒ 김연옥 |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져 다소 힘들긴 해도 오래전에 이곳을 걸었던 추억이 아련히 떠올라 즐거웠다. 게다가 초록빛이 짙어 가는 나뭇잎들이 싱그러워 기분까지 상쾌했다. 초록이 주는 편안함이 언제나 좋다. 어느 순간 화려한 꽃들이 떨어져도 나무들이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이유는 어쩌면 초록 때문이리라.
문득 선머슴처럼 덜렁거리다 대학생이 되어 옷을 하나씩 사 입다 보니 우습게도 초록색 일색이었던 지난 일도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그렇게 40분 정도 걸어갔을까, 홀로 피어 있는 산철쭉꽃이 발길을 붙잡았다. 가녀린 진달래와 달리 산철쭉꽃은 색깔이 진해서 그런지 강인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 연홍빛 꽃등처럼 화사하게 피어난 산철쭉 꽃길에서 세상 시름 다 잊고. |
ⓒ 김연옥 |
기다란 계단을 오르자 연홍빛 꽃등처럼 화사하게 피어난 산철쭉 꽃길이 나왔다. 햇빛 부스러기 곱게 내려앉은 꽃길은 낭만 그 자체였다. 한가로운 풍경에 빠져들다가도 꼬불꼬불 끝없이 이어지는 꽃길을 신나게 달음박질치고 싶기도 했다.
▲ 창원 비음산 정상에서. |
ⓒ 김연옥 |
▲ 연홍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산철쭉 군락 위로 햇빛이 눈부시게 부서져 내렸다. |
ⓒ 김연옥 |
창원 진례산성(경남기념물 제128호)은 돌로 쌓은 포곡식 산성으로 신라 시대에 축조되었다 한다. 성벽 둘레가 약 4km였다 하나 대부분 붕괴되었고, 동남쪽에만 일부 남아 있다. 나는 진례산성 남문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연홍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산철쭉 군락 위로 햇빛이 눈부시게 부서져 내리고 있었다.
인생은 고행이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있다
우리 여기서 '고행'이란 말
'여행'이란 말로 한번 바꾸어보자
인생은 여행이다!
더구나 사랑하는 너와 함께라면
인생은 얼마나 가슴 벅찬 하루하루일 것이며
아기자기 즐겁고 아름다운 발길일 거냐
- 나태주의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중에서
산은 팍팍하고 고달픈 일상을 잊게 해 주는 숨구멍 같은 것. 산을 찾는 기쁨을 느끼면서 인생은 내겐 여행이 되었다. 산철쭉꽃들이 먼저 내게 말을 걸어오는 듯한 산길에서 세상 시름 잊고 마냥 행복에 젖었다.
앞에 걸어가는 사람이 연홍색 산철쭉들과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이 되어 주고, 꽃길에 취해 걸어가는 내 뒷모습 또한 누군가에게 예쁜 풍경이기를 소망해 보았다.
연분홍 꽃불 흩어지는 산철쭉 밭을 뒤로하고 올라왔던 길로 다시 하산을 했다. 선물 받은 시간이라며 호들갑을 떨고 싶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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