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패러다임을 바꾼 TSMC 성공비결

강승태 2021. 4. 2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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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TSMC 반도체 제국

56년 만에 불어 닥친 최악의 대만 가뭄이 세계 경제를 흔들고 있다. 반도체는 제작 과정에서 많은 물을 필요로 한다. 대만 가뭄으로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반도체 생산이 어려워졌다. 미국이나 독일 등 경제 강국은 반도체 공급 확대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대만 한 기업에 읍소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 얘기다.

▶설립 30년 만에 세계 반도체 시장 석권

상업주간 지음/ 차혜정 옮김/ 이레미디어/ 1만7800원
TSMC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50% 이상 점유율을 자랑한다. 시가총액이 500조~600조원에 달해 대만 증시 부동의 1위 업체다. TSMC는 1987년 대만공업기술연구원장 ‘모리스 창’이 대만 정부와 외국인 투자자가 출자한 2억2000만달러 자본금을 갖고 만들었다. 미국 반도체 업계에서 승승장구하던 창은 “반도체 산업 진흥에 도움을 달라”는 대만 정부 요청을 받아 54세 나이에 귀국했다.

귀국 후 그는 1980년대 중후반부터 생산 시설을 만들 여력이 없는 반도체 벤처 기업, 이른바 ‘팹리스’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당시 신생 팹리스 회사들은 IBM, 도시바 등 대기업에 제작을 의뢰했다. 하지만 디자인·설계 기술 이전을 강요당하는 등 ‘갑질’에 시달리고 있었다. 설계 유출 위험 없이 생산만 담당하는 회사가 나오면 그들을 모두 고객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렇게 탄생한 비즈니스 모델이 설계 과정 없이 생산만 하는 ‘파운드리’였다. 이 책은 이렇게 만들어진 TSMC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분석한 책이다. 대만 비즈니스 잡지 ‘상업주간’에서 약 30년간 TSMC를 꾸준히 취재한 기자들의 공동 작품이다.

TSMC 성공 비결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신뢰’다. 수많은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설계도 기밀 유지는 기업의 생사가 달린 일이다. 웬만큼 믿을 만한 곳이 아니고서는 설계도를 파운드리 회사에 보내 생산을 맡기기 쉽지 않았던 터. TSMC는 철저한 운영 방식으로 고객사로부터 신뢰를 얻었고 세계 파운드리 1등 기업이 될 수 있었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05호 (2021.04.21~2021.04.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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