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과잉이 부르는 '통풍 주의보'..과음·과식은 毒

나건웅 2021. 4. 2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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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은 요산 결정이 체내에 쌓이면서 발생하는 염증 현상이다. 중력의 영향으로 요산 결정이 신체 아래쪽에 많이 쌓이면서 증상이 주로 발 부근에 나타난다. <매경DB>
통풍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만성 염증성 관절염이다.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통증이 느껴진다’는 이름 유래처럼 증상이 발현되면 엄청난 통증이 따른다. 과식·과음 등 영양 과잉이 주원인이다.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에는 통풍에 따른 급성 발작으로 응급실을 찾는 이도 늘어나고 있다.

대표 증상은 발가락에 생기는 관절통이다. 대부분 엄지발가락 부분에 발병하지만 발등이나 발목, 무릎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극심한 통증과 함께 해당 부위가 붓고 빨갛게 변하며 심할 경우 피부가 벗겨지기도 한다.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진행되면 영구적인 관절 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다.

통풍이 생기는 이유는 체내에 과도하게 쌓인 ‘요산’ 때문이다. 요산은 퓨린이라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남은 노폐물이다. 보통 소변이나 대변, 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이 정상이지만 퓨린 함량이 높은 술이나 고기, 등 푸른 생선 등을 과하게 섭취하면 다 배출되지 못하고 결정 형태로 쌓인다. 요산 결정은 만성 염증을 유발한다.

송정수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중력의 영향으로 요산 결정이 신체 아래쪽에 많이 쌓이면서 증상이 주로 발 부근에 나타난다. 요산 결정이 연골이나 관절에 달라붙어 염증을 유발한다. 잦은 회식에 운동까지 부족한 40대 남성이 가장 많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통풍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김현아 한림대성심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대한류마티스학회 통풍연구회장) 연구팀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통풍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수는 2010년 10만명당 6.28명에서 2017년 21명으로 3.3배 증가했다. 특히 30대(4.5배), 40대(3.6배) 젊은 통풍 환자의 응급실 이용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통풍 환자의 연간 유병률은 2010년 10만명당 2433명에서 2017년 3917명으로 1.6배 증가했다.

김현아 교수는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삽시간에 나타나는 ‘통풍 급성 발작’이 응급실 방문의 원인이다. 보통 만성 통풍 환자에게서 발생하는데, 통풍 발작이 생겼다는 것은 평소 질환 관리가 잘 안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통풍은 무엇보다 유발 요인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음, 과식을 피하고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은 자제해야 한다. 특히 알코올은 신장에서 직접 요산 배설을 억제해 혈중 요산을 증가시키므로, 금주가 필수다. 혈중 요산 농도가 높아지는 ‘고요산혈증’을 유발하는 비만이나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 등이 있는지 확인하고 이에 대한 치료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은 꾸준한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으로 요산 수치를 잘 관리하면 큰 문제가 아니다. 심장이나 간 같은 내장이나 베이컨, 정어리, 고등어, 멸치 등 퓨린 함량이 많은 고기와 생선 섭취를 줄일 필요가 있다. 맥주, 막걸리 등 주성분이 곡물인 주류는 통풍에 특히 더 안 좋다”고 말했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05호 (2021.04.21~2021.04.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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