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만에 법정에 모습 드러낸 이재용.."재판 연기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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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고 구속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개월여만인 22일 법정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검찰 측에서 본격적으로 공소요지를 설명하기 전 "피고인을 대신해 말하고자 한다. 재판부도 피고인의 급박한 상황을 참작해 기일을 연기해줬다"면서 "그 덕분에 피고인이 위급한 상황을 넘기고 회복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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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고 구속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개월여만인 22일 법정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 측은 지난달 급성 충수염에 따른 수술로 공판이 미뤄진 점에 대해 "감사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박정제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부회장과 삼성 관계자 10명의 공판을 진행했다. 삼성그룹 합병 및 회계 부정 의혹과 관련한 첫 번째 공판은 당초 지난달 25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지난달 이 부회장이 급성 충수염으로 입원하면서 한 달가량 일정이 미뤄졌다.
이 부회장은 검은색 정장에 노타이 차림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법정에 들어섰으며 예전보다 수척해진 모습을 보였다. 이 부회장은 입원 도중 체중이 7~8㎏ 정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변호인단과 인사를 나눈 후 차분한 모습으로 재판에 임했다. 이 부회장이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만큼 취재진의 열기도 뜨거웠고 일반인 방청객까지 더해져 재판정을 가득 채웠다. 마주 앉은 검찰과 변호인단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흘렀다.
이 부회장은 재판이 시작된 직후 재판장이 피고인 출석을 확인하며 본인을 호명하자 자리에서 일어서서 "네"라고 답했다. 이어 재판장이 '직업이 삼성전자 주식회사 부회장 맞냐'고 묻자 또 다시 "네"라고 답했다. 재판장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냐고 묻는 질문에는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검찰 측에서 본격적으로 공소요지를 설명하기 전 "피고인을 대신해 말하고자 한다. 재판부도 피고인의 급박한 상황을 참작해 기일을 연기해줬다"면서 "그 덕분에 피고인이 위급한 상황을 넘기고 회복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향후 재판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에는 검찰이 피고인들의 공소사실에 대한 프레젠테이션(PPT)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미래전략실이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추진할 당시 제일모직 주가를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고자 거짓 정보를 유포하는 등 불법 관여했다는 혐의를 제기한 상태다.
검찰은 "검찰이 오해하고 있다고 있다는 변호인 측의 주장과 공소사실을 호도하는 주장들이 있었기에, 재판부의 오해가 없도록 공소제기 취지를 설명하겠다"면서 공소사실 요지 등에 대한 설명을 진행했다. 검찰은 "변호인은 검찰이 경영권 승계, 지배력 강화라는 합병 목적 자체를 위법·부당하다고 전제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승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합병 과정에서 행해진 허위 정보제공, 투자 정보 미제공을 문제삼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부회장 측은 합병 목적을 숨기지 않았다면서 합병을 통한 지배력 강화는 공시를 통해 누구나 알 수 있었다고 하지만 문제는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율 증가가 아니라 마치 사업상 필요에 따른 합병인 것처럼 가장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피고인들은 이 부회장의 사익 목적으로 이 부회장이 결정하고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시점을 선택했고 사업 효과는 고려대상으로 삼지 않았다"면서 "대외적으로는 사업상 필요에 따랐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양사가 스스로 결정했으며 주주에게 유리한 시점을 선택했고 막대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여 합병을 성사시켰다"고 덧붙였다.
오후에는 변호인 측의 변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 부회장 측은 합병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없었으며 해당 합병이 경영상 필요성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뤄진 경영활동이라는 입장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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