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금융 폭주]'은행 빚 탕감法' 추진 본격화.."전 세계 유일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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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으로 자영업자·직장인의 소득이 줄어들 경우 금융사가 사실상 의무적으로 빚을 탕감해주는 전 세계 유례없는 법안이 추진된다. 이 법안은 정부와 금융권, 법안 심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국회 전문위원까지 반대 입장을 내고 있지만, 여당이 과반 의석을 앞세워 밀어붙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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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성기호 기자]재난으로 자영업자·직장인의 소득이 줄어들 경우 금융사가 사실상 의무적으로 빚을 탕감해주는 전 세계 유례없는 법안이 추진된다. 이 법안은 정부와 금융권, 법안 심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국회 전문위원까지 반대 입장을 내고 있지만, 여당이 과반 의석을 앞세워 밀어붙이는 상황이다. 4·7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한 만큼 민심을 잡기 위한 술수라지만 이 같은 포퓰리즘 청구서는 차기 대선에서 역풍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현 정부에서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을 역임했던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낸 ‘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상정했다.
개정안은 영업 제한 또는 영업장 폐쇄 명령을 받거나 경제의 급격한 변동으로 소득이 현저히 감소한 사업자가 은행에 대출 원금 감면, 원리금 상환 유예를 신청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다. 은행은 신청인의 소득 감소 규모 등을 고려해 관련 조치를 하도록 규정했다. 위기 시 자영업자 소득이 급감하면 은행에 채무 탕감을 요청할 수 있고 은행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강제규정을 만든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대출감면이나 보험료 납입 유예 등을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제안 이유로 ‘사업주의 도산에 따른 실직자 확대, 빈부격차 심화 등을 막아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재난 발생 시 재정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닌 민간 상장 기업인 금융사에 손실 분담을 강제하는 것은 시장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란 비판이 거세다. 경제 상황이 조금만 악화해도 대출 원금을 깎아달라는 사람이 많아지는 모럴헤저드(도덕적해이) 발생 우려와 취약계층의 대출 문턱만 높이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해외 어디에서도 대출 원금을 감면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정도가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 유예를 입법화했고, 대부분 사회적 합의 기구를 통해 추진했다.
정부 관계자는 "은행 대출 원금 감면을 의무화하는 것은 사기업인 은행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은행 건전성 저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이 법안이 이날 정무위 전체회의와 오는 28일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29일 본회의에 올라갈 예정이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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