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고용 충격, 남성보다 여성에 더 큰 영향 미쳤다

KDI, 코로나19 고용충격 성별격차 보고서
"과거 경제위기와 달리 여성 고용 큰 타격"
대면 서비스 감소·가정 내 돌봄 확대 등 이유

ⓒ한국개발연구원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충격이 남성보다 여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2일 ‘코로나19 고용충격의 성별격차와 시사점’이란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이 가속화 하는 시점에 여성 고용에 대한 충격이 (남성 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1차 유행 당시인 지난해 3월 핵심노동연령(25~54세) 여성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54만1000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32만7000명 줄어든 남성취업자 수와 차이를 보였다.

KDI는 “외환위기를 비롯한 과거 경제 위기와 달리 코로나19 위기에서는 여성 고용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고, 이는 기혼여성의 고용률 하락이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KDI는 구체적으로 성별에 따른 고용 충격이 다른 이유를 노동 수요와 공급 요인으로 나눠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

노동수요 측면에서는 남성보다 여성 근로자 많은 대면서비스 분야에서 코로나19 충격이 큰 게 원인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 고용충격이 가장 컸던 교육과 숙박·음식점업,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경우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지난해 1월 여성 취업자 비중(38%)이 남성 취업자 비중(13%)을 크게 웃돌았다. 해당 업종이 코로나19 충격으로 고용이 움츠려 들면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큰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노동공급 요인으로는 보육시설 운영 중단과 학교 폐쇄로 가정 내 자녀 돌봄에 대한 부담이 많이 증가한 게 영향을 미쳤다. 가정 내 돌봄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로 여성이 경제활동에 제약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KDI는 “코로나19 위기에서 대면서비스업 등 여성종사자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노동수요가 감소했고, 자녀돌봄 부담 가중으로 기혼여성의 노동공급이 제한되면서 과거와 달리 남성보다 여성에 고용충격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이에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과 그로 인한 여성 노동공급 제약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으로 자녀 돌봄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코로나19라는 일시적 충격으로 실직한 경제주체들이 원활하게 재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앞으로 디지털경제 가속화 등 경제구조 전환이 예상되는 만큼 실직자들이 새로운 산업으로 이동해 적응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