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프리패스 농지자격②]10명 중 7명 '가짜농부'..'경자유전' 사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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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취득자격증명을 신청한 사람 중 '농업인'은 10명 중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아시아경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단독 입수한 '최근 5년간 연도별 경기도 농지취득자격증명서 신청·발급건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3개월간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를 작성할 때 자신을 '농업인'으로 분류한 사람은 전체(33만45명)의 32.5%(10만7157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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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규제 농지법에 LH사태 예견된 일..처벌규정도 없어
전문가 "전수조사 의무화·농지 심의기구 설치 등 절실"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김동표 기자] 농지취득자격증명을 신청한 사람 중 ‘농업인’은 10명 중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헌법 121조 1항의 ‘경자유전’(농민이 논밭을 소유함) 원칙이 사실상 사문화된 조항이었던 셈이다. 농지취득자격증명은 농지를 사는 사람의 자격을 심사해 적격자에게만 농지 취득을 허용하는 제도다. 그러나 실제로는 누구나 손쉽게 농지를 취득할 수 있었고 사후관리도 사실상 전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0% 발급률 ‘아무나’ 받는 농지증명
22일 아시아경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단독 입수한 ‘최근 5년간 연도별 경기도 농지취득자격증명서 신청·발급건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3개월간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를 작성할 때 자신을 ‘농업인’으로 분류한 사람은 전체(33만45명)의 32.5%(10만7157명)에 불과했다. 이외 주말,체험영농 32%(10만5589명), 신규영농 26.7%(8만8101명), 법인 8.8%(2만9198명)로 나타났다.
허술한 관리 탓에 ‘아무나 딸 수 있는 자격증’이 된 농지취득자격증명은 발급건수가 매년 오르락내리락 했지만 발급률은 항상 97~99%로 100%에 육박했다. 신청만 하면 아무런 심사 없이 나오는 자격증이었던 셈이다. 2017년 경기도 전역에서 농지자격증명은 8만3798건이 신청된 가운데 8만2558건이 발급돼 발급률이 98.52%에 달했고 2018년엔 7만9230건 중 7만8105건이 발급돼 발급률은 98.58%로 나타났다. 2019년에도 발급률은 98.23%(신청 6만6888건·발급 6만5703건), 2020년 97.72%(신청 7만8572건·발급 7만6777건), 2021년 1~3월엔 발급률이 98.31%(신청 2만6520건·발급 2만6072건)로 집계됐다.
‘경자유전’ 사문화...농지법 전면 재검토해야
전문가들은 현행 농지법상 LH 직원 투기사태는 예견된 일이었다고도 지적한다. 사후관리가 사실상 안돼 아무나 취득하고, 관리는 나몰라라 했던 셈이다. 실제 농지개혁법·농지임대차관리법 등을 통폐합해 1994년 ‘농지법’이 만들어졌다. 이때부터 농지 관련 규제는 사전규제에서 사후규제로 바뀌었다. 농지 취득을 자유롭게 하되, 농업 종사가 어렵다면 사후적으로 처분을 명하는 구조다.
하지만 현재로선 농지취득증명 과정에서 부정이나 위조가 적발되더라도 처벌규정이 없다. 사동천 홍익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위조나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를 취득한 경우에도 현재는 처벌은 없이 6개월내 처분 명령만 떨어진다"며 "사후 처벌을 명문화하고 농지취득 후 철저한 조사와 관리가 이뤄지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임영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변호사는 "농지 소유와 이용에 대한 전수조사 의무화 규정을 농지법에 신설하고 농지 심의기구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농지를 무조건 농업인이 소유해야 한다고 보는 헌법상 원칙을 개정해야 한다는 현실론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농지 거래가 비농업인 위주로 거래되는 상황에서 농업인 종사자 비중이 60%에 달했을 때 만들어진 농지법은 전면적으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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