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허니문 뭐가 좋을까? 제주도는 뻔하다 '울·캠·패' 급부상

최승표 2021. 4. 2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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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표의 여행의 기술

울릉도가 허니문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일주도로가 개통하고 호화 리조트가 들어서는 등 인프라가 개선됐고 무엇보다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색다른 국내 허니문을 즐기고픈 커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진 오현도

코로나19는 신혼여행 문화, 나아가 허니문 시장을 바꾸었다. 몰디브나 하와이 같은 해외 휴양지 대신 국내 여행을 갈 수밖에 없게 됐다. 맨 먼저 제주도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어 특급호텔이 많은 부산이나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거제, 여수 같은 곳도 관심을 끌었다. 반면에 뻔한 신혼여행을 거부하는 커플도 많다. 코로나 시대 새 트렌드, 이색 허니문을 소개한다.


울릉도도 있다

2018년에 개장한 울릉도 코스모스 리조트는 신혼부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 코오롱글로벌

남해에 제주도가 있다면 동해에는 울릉도가 있다. 강릉이나 포항에서 배를 타고 2~3시간 가야 하지만, 제주도와는 또 다른 풍광으로 신혼 여행객을 유혹한다. 2018년 5월 울릉도 북면에 개장한 코스모스 리조트는 6월까지 객실이 모두 동났다. 이용객의 25%가 신혼부부란다. 리조트 주변에 들어선 풀빌라형 숙소도 덩달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울릉군도 신혼 여행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렌터카 비용 지원 이벤트를 벌였다. 울릉군 김재현 주무관은 “지난가을 19쌍을 지원했고, 올해는 150쌍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이벤트는 5월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울릉도에서 백패킹을 즐기는 커플도 있다. 지난해 10월 결혼한 오현도·박하윤(32)씨가 그런 경우다. 오씨는 “제주도는 너무 식상해 새로운 곳을 찾다가 울릉도를 갔다”며 “3박4일 중 2박을 야영했는데 한국의 여느 섬에서 느껴보지 못한 자연 풍광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캠핑카에서 둘만의 시간을

김연준, 지숙향씨 부부는 지난 3월 반려견과 함께 캠핑카를 빌려 허니문을 즐겼다. 사진 김연준

캠핑카 허니문도 눈길을 끈다. 5000만원을 호가하는 캠핑카를 사는 건 부담스럽다. 그러나 며칠만 빌리면 특별한 여행을 즐길 수는 있다. 완벽한 비대면 여행이 가능하고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캠핑카 공유업체 ‘캠핑쉐어’는 올 3월 허니문 캠핑카를 선보였다. 4박5일 120만원(2인 기준)으로, 집 앞으로 차를 갖다 주고, 추가 요금을 내면 웨딩카 장식을 해주고 대여 장소와 다른 도시에서 반납해도 된다. 이를테면 서울에서 빌려서 부산에서 반납하는 식이다.

김연준(32)·지숙향(31)씨는 지난달 2박3일 일정으로 반려견과 캠핑카 허니문을 즐겼다. 서울에서 출발해 양평·평창·강릉을 다녀왔다. 캠핑장도 이용했고, 해수욕장에서 차박도 했다. 김씨는 “의외로 운전이 어렵지 않았고 캠핑 장비까지 갖춰 편했다”며 “오래 간직할 추억을 얻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진화한 여행사 패키지

신혼부부를 극진하게 모시고 여행하는 상품도 있다. 여행공방의 국내 허니문 상품에서 쓰는 차량의 내부 모습. 사진 여행공방

결혼 준비도 바쁜데 숙소 정하고 일정까지 짜는 건 보통 성가신 게 아니다. 그렇다면 전 일정을 여행사에 맡기는 방법도 있다. 여행사 ‘여행공방’이 선보인 국내트로(국내+레트로) 신혼여행은 집 앞으로 기사와 가이드가 와서 일정 내내 챙겨주고 스냅 사진도 찍어준다. 과거의 허니문 패키지상품이 코로나 시대에 맞게 변화 또는 진화한 사례다.

코스는 강원권, 전라권, 경상권 세 개다. 2박3일에 1인 250만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각 지역의 최고급 숙소를 이용한다. 강원권 코스를 보면, 강릉 풀빌라에서 묵고 해산물과 화이트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한다. 7번 국도 드라이브와 속초 칠성조선소, 고성 시크릿블루 같은 인기 카페 순례도 포함돼 있다.


유모차 면세 쇼핑

무착륙 관광비행을 이용하면 해외여행을 할 때와 같은 조건으로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다. 젊은 커플 탑승객이 유난히 많다. 공항사진기자단

코로나 시대, 해외여행은 못 해도 면세 쇼핑은 가능하다. 무착륙 관광비행이 대안이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외국 상공을 나갔다 오는 체험 비행인데, 보따리상뿐 아니라 젊은 커플과 허니무너가 의외로 많이 이용한다.

무착륙 비행은 해외 출국처럼 면세 한도 600달러(구매 한도 5000달러)가 적용된다. 면세점과 항공사마다 무착륙 비행 탑승객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 80%까지 할인해주는 항공사도 있다. 부모님 선물용으로 핸드백이나 지갑을 사고, 혼수로 유모차를 사는 커플도 있다. 주류는 기내 면세점을 이용하는 게 이득이다. 정상가 394달러(약 40만원)인 발렌타인 30년산을 236달러(약 26만원)에 파는 항공사도 있다. 5월부터는 김포·김해·대구공항에서도 무착륙 비행을 운영한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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