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넘치는 미국으로" 백신 투어 러시.. 테러범까지 접종

전웅빈 2021. 4. 22.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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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위한 미국행 러시가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16세 이상이면 누구나 백신을 접종할 정도로 공급이 풍부한 상태여서 수급 계획을 마련하지 못했거나 차질을 빚고 있는 나라 거주민들의 백신여행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인 아리안 드비어는 이스라엘인 남편과 함께 독일에 살고 있는데, 유럽의 백신 접종 속도가 더디자 각각 모국으로 돌아가 백신 접종을 마친 뒤 돌아오는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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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거주 미국인 고국행 이어져
중남미 부자들 잇단 항공편 예약
하와이는 사실상 백신여권 시작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미국 뉴욕시민들이 20일(현지시간) 백신 접종 카드를 내보이고 있다.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미국에서 백신을 맞기 위해 고국행을 서두르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위한 미국행 러시가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16세 이상이면 누구나 백신을 접종할 정도로 공급이 풍부한 상태여서 수급 계획을 마련하지 못했거나 차질을 빚고 있는 나라 거주민들의 백신여행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해외 거주 미국인들의 고국행뿐만 아니라 백신이 부족한 나라의 부유층까지 백신 접종을 위한 비행기 예약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넘쳐나는 미국의 풍경은 백신 수급 불균형의 현장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미군 남부사령부는 20일(현지시간) “전날까지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 40명 중 32명이 코로나19 백신 1회차 접종을 마쳤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9·11 테러 ‘설계자’로 알려진 칼리드 셰이크 무함마드,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라덴 경호원이었다는 모스 함자 아메드 알알라위 등이 수감 중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9·11 테러 피해자 가족들보다 수감자 접종이 앞선다는 비난이 일자 지난 1월 해당 계획을 멈췄었다. 관타나모 수용자들까지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는 건 미국 내 반발을 잠재울 만큼 백신이 풍부하다는 의미다.

하와이는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에게 섬 간 여행 시 검사 및 격리 규칙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는 “이번 여름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우선 시범사업을 한 뒤 올여름 태평양 횡단 여행자에게까지 확대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백신여권을 시작하는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에 체류 중인 미국인 여성의 백신여행 계획을 소개했다. 미국인 아리안 드비어는 이스라엘인 남편과 함께 독일에 살고 있는데, 유럽의 백신 접종 속도가 더디자 각각 모국으로 돌아가 백신 접종을 마친 뒤 돌아오는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시사지 애틀랜틱은 “해외 거주 미국인들이 고국의 성공적인 백신 접종 동향을 보며 비슷한 고민에 빠져 있다”고 보도했다. 해외 체류 “미국인 일부는 미국에서 남아돌 것으로 예상되는 여분의 백신을 해외 자국민들에게 보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중남미인들의 백신여행도 이어지고 있다. 자국에서는 언제 백신을 맞을지 기약이 없어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한 미국에서 맞기로 한 것이다. 비행기편과 체류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부유층이 주요 대상이다. 중남미 각국에서는 유명인들의 미국 백신투어가 자주 보도돼 사회적 갈등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국 듀크대 글로벌보건혁신센터의 에르네스토 오르티스 연구원은 “백신 공급의 불균형이 백신관광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텔플래너닷컴 부르스 로젠버그 대표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백신 공급이 부족한 국가에서 방문객을 끌어들여 올여름 국제적으로 많은 해외여행이 예상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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