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생들에게 '한 끼'.. 오병이어의 기적, 무상급식으로 확대 꿈꾼다

임보혁 2021. 4. 2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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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이어 기적의 도시락' 사역 웨슬리사회성화실천본부
호은기(맨 앞줄 왼쪽) 청주에덴교회 목사와 이희학(가운데) 목원대 부총장이 지난 7일 대전시 서구 목원대에서 학생들과 함께 식품 등을 들고 후원금 전달식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웨사본 제공


서울 서대문구 감리교신학대 기숙사인 장천생활관. 중간에 큰 글씨로 “잘 먹었습니다”라고 적힌 분홍색 바탕의 게시판에 형형색색의 메모지와 함께 감사 편지가 붙어 있었다.

올해 입학한 새내기라는 한 학생은 “대구에서 혼자 올라와 걱정이 많았다”면서 “매번 나눠주시는 밥, 빵이 큰 힘이 되고, 배식을 도우며 다양한 학우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고 적었다.

한 학생은 “기숙사 생활하며 가장 큰 걱정이 밥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였는데 후원해 주신 음식들로 풍족하게 먹었다”며 “주신 사랑을 기억해 다른 이들에게도 베풀겠다”고 썼다. 지난 2월부터 감신대, 목원대, 협성대에서 ‘오병이어 기적의 도시락’ 사역을 펼치는 웨슬리사회성화실천본부(웨사본·대표회장 홍성국 목사)에 전달된 학생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감신대 장천생활관에 감사 인사가 적힌 게시판 모습. 웨사본 제공


‘오병이어 기적의 도시락’은 이들 학교 기숙사에 머물지만 코로나19 등으로 학교식당 운영이 중지돼 끼니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250여명의 신학대·대학원생에게 한 끼를 제공하는 사역이다. 사역 이름은 예수께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명을 먹이셨다는 성경 속 ‘오병이어의 기적’에서 따왔다. 한 주에 두 끼씩 지원해 지금까지 연인원 4000여명에게 도시락과 밥, 빵 등을 제공했다.

사역을 주관하는 웨사본 상임이사 조정진 목사는 20일 “코로나19란 재난 상황 가운데 기숙사에 머무는 250여명의 신학생들은 한국교회의 다음세대를 이끌 지도자들”이라면서 “이들에게 교회의 관심과 사랑을 전한다면 장차 이들이 교회 지도자가 됐을 때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을 실천하고 나누며 흘려보내는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며 사역의 의의를 전했다.

전국 각지의 교회들도 웨사본 사역에 공감하며 동참했다. 각 교회 성도들은 한 끼 금식하며 기도한 뒤 한 끼 비용을 후원하는 공동애찬 형식으로 참여했다.

박명래(오른쪽에서 두 번째) 협성대 총장이 20일 경기도 화성시의 학교 총장실에서 이상윤(세 번째) 감리교웨슬리선교관장에게 '오병이어 기적의 도시락' 후원금을 전달하는 모습. 윤보환 영광교회 목사도 이 사역에 후원했다. 웨사본 제공


웨사본은 250여명이 먹을 한 끼를 오병이어 기적에 나온 한 광주리에 빗댔다. 한 광주리 비용은 50만원으로 책정했다. 1인당 2000원꼴에 불과하지만, 매주 월요일마다 수소문해 도시락과 식품 등을 도매가로 사들이는 등 최대한 양질의 음식을 제공하려 노력한다.

청주에덴교회(호은기 목사) 성도들은 매달 1일 새벽 5시면 월삭기도회로 모인다. 매달 첫날의 새벽을 깨우며 첫 마음을 주님께 예배하며, 각자의 사명을 다시 되새기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오로지 선교와 구제, 나눔을 위해서만 사용하는 ‘사랑의 겨자씨 헌금’도 걷는다.

에덴교회는 부활절을 맞은 지난 4일 이렇게 모은 헌금 중 네 광주리에 해당하는 200만원을 웨사본에 전달했다.

호은기 목사는 “나도 신학교 재학 시절엔 여의치 않은 형편으로 기숙사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며 선후배들과 어울리곤 했다”면서 “도시락을 받은 신학생들도 이를 사랑의 빚으로 생각해 더 열심히 공부하고, 사역해 복음 사역자로서 존귀하게 쓰임 받는 큰 그릇들이 되길 축복한다”고 말했다. 호 목사는 지난 7일엔 모교인 목원대를 방문해 직접 후배들에게 식품 등을 전하며 위로했다.

서울 초운교회 이재은 목사도 성도들과 함께 모은 헌금을 감신대 사역에 후원했다. 이 목사는 “지난 고난주간 함께 금식 기도하며 후원에 동참해준 성도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신학생들이 절망하거나 낙심치 말고 뒤에서 후원하는 교회와 성도를 기억하며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주의 종들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웨사본은 ‘오병이어 기적의 도시락’ 사역을 무상급식 운동으로까지 확대해 전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후원체계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조 목사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기도와 사랑이 모여 신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무상급식, 나아가 무상으로 미래 교회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시스템으로까지 사역이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병이어 기적의 도시락' 12광주리 후원 참여 및 약정 현황(4월 3주째 기준, 총 27광주리)

△1광주리(50만원) 후원: 새소망교회(성모 목사), 연성중앙교회(장총호 목사), 승리교회(이충섭 목사), 박이섭 목사(신애교회 원로), 동해제일교회(김영길 목사), 초운교회(이재은 목사), 창후교회(민중인 목사)
△2광주리(100만원) 후원: 대전샬롬교회(탁동주 목사), 이성일 목사(UMC), 영광교회(윤보환 목사), 평촌교회(진재언 목사), 하늘중앙교회(박윤호 목사)
△3광주리(150만원) 후원: 평촌교회(홍성국 목사), 협성대학교(박명래 총장)
△4광주리(200만원) 후원: 청주에덴교회(호은기 목사)

◆참여 및 후원 문의: 1588-0692 / 010-3899-0126 (조정진 목사)
◆후원계좌: 농협은행 351-0911-4581-73 (예금주: 웨슬리사회성화실천본부)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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