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중 매체 빈과일보 폐간 수순 밟나.."대만판 매각"

권지혜 2021. 4. 21.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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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가 대만판 발행을 접는다.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가 불법 집회 가담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홍콩에선 친중 매체가 나서 빈과일보 폐간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

라이가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 홍콩에선 친중 매체를 중심으로 빈과일보 폐쇄 목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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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화' 지미 라이가 창간한 신문
라이 수감 후 친중 매체들 "폐간해야"
전문가 "홍콩 당국이 직접 폐쇄하거나 청산 임박 가능성"
홍콩 친중 시위대가 지난 16일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를 포함한 범민주진영 인사들의 재판이 열린 법원 주변에서 실형 선고에 기뻐하며 샴페인 병을 치켜들고 있다. AP연합뉴스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가 대만판 발행을 접는다. 빈과일보 폐쇄를 위한 수순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가 불법 집회 가담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홍콩에선 친중 매체가 나서 빈과일보 폐간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

21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빈과일보의 모기업 넥스트디지털그룹은 대만 빈과일보를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 ‘어메이징 시노 인터내셔널’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들어갔다. 매수자와 금액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넥스트디지털의 최고경영자(CEO) 청킴훙은 최근 “잠재적인 인수자가 대만 내 자산 매입 의사를 밝혔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큰 손실을 본 상황에서 수익성 높은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매각 배경을 설명했다.

빈과일보는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를 창립한 지미 라이가 1989년 중국 정부의 톈안먼 민주화 시위 유혈진압에 충격을 받아 1995년 창간한 신문이다. 라이는 언론 사업에 뛰어들면서 홍콩 민주화 운동에도 앞장섰다. 그가 설립한 넥스트디지털은 대만 회사와 합작해 대만판 빈과일보도 발행하고 있다. 홍콩의 다른 반중 매체들은 갑작스러운 매각 결정에 중국 당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 홍콩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연행되는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 AFP연합뉴스

라이는 불법 집회 조직 및 가담 혐의로 징역 14개월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이에 더해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됐다. 홍콩 빈과일보가 최근 공개한 옥중 편지에서 그는 “표현의 자유는 위험한 일이 됐다”며 “위험을 감수하지 말라. 안전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라이가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 홍콩에선 친중 매체를 중심으로 빈과일보 폐쇄 목소리가 나왔다. 홍콩의 유력 친중 신문인 대공보는 지난 16일 “빈과일보를 없애지 않으면 홍콩 국가안보에 여전히 구멍이 존재하게 된다”며 “법에 따라 빈과일보 발행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빈과일보는 반중 성향을 드러내는 용어와 표현을 자제하며 숨죽이는 분위기다. 탕페이 중국 홍콩마카오연구회 위원은 “빈과일보는 최근 ‘우한 폐렴’이라는 단어를 ‘코로나19’로 바꿨다”며 “그러나 이것이 빈과일보가 새로 시작한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연구회의 판펭 위원은 “빈과일보가 홍콩 사회와 청소년들에게 끼친 부정적 영향이 크다”며 “홍콩 당국이 직접 폐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청산 절차가 임박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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