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시즌 최악투..집요했던 빠른공 공략

보스턴전 5이닝 8피안타 4실점 패전 투수
상대 타자들 높은 직구에 반응하며 장타 노려

패전 멍에를 쓴 류현진. ⓒ 뉴시스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이 보스턴 강타선과 마주해 이겨내지 못했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각)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보스턴과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8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다.

보스턴만 만나면 고전하는 악몽이 다시 살아나는 순간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보스턴전 개인 통산 2경기서 승리 없이 평균자책점 3.00(12이닝 4자책점)을 기록했으나 12개의 피안타를 허용하며 강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승부처는 4회였다. 류현진은 1회 공 8개로 마무리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으나 2회 2루타, 3회에도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맞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맞이한 4회 대량실점을 하고 말았다. 류현진은 아로요와 마르티네스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보가츠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3점 홈런을 맞고 말았다. 이어 1사 후 곤잘레스에게 2루타를 다시 내줬고, 달벡에 3루타까지 허용하며 추가 실점했다.

보스턴 타자들은 류현진의 빠른 공을 집중 공략했다. ⓒ 뉴시스

보스턴의 공격 과정을 살펴보면 류현진을 무너뜨리기 위한 집요함이 엿보인다.

먼저 류현진은 우타 일색의 보스턴 타선을 맞아 정교한 제구로 바깥쪽 낮은 코스를 집중적으로 던졌다. 포심 패스트볼과 커터는 스트라이크존을 절묘하게 걸쳤고 체인지업은 헛스윙을 유도하기 위한 구질이었다.

그러나 보스턴 타자들은 이를 간파한 듯 낮게 들어오는 공에 배트를 내밀지 않거나, 불리한 볼 카운트에 몰리면 커트해내는 방식으로 류현진을 상대했다.

대량 실점을 한 4회에는 투구 패턴을 바꾼 류현진의 패착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4회 첫 타자 아로요에게 안타를 허용했던 한 가운데 커터는 실투였고 마르티네즈에게도 다시 한 번 스트라이크존을 걸치지 않는 커터를 던졌다가 안타를 맞았다. 그리고 3점 홈런으로 이어졌던 구질도 몸쪽 높은 곳의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보스턴 타자들은 상대하기 까다로운 낮은 코스의 체인지업을 철저하게 외면하는 대신 몸쪽 또는 높은 곳으로 향하는 빠른 공을 집중 공략하며 점수를 쌓을 수 있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성에 홈런 등 장타 허용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즉, 빠르지 않은 직구 구속으로 정교한 제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실점 확률이 증가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음 등판서 자신의 약점을 보완한 뒤 시즌 2승에 재도전할 류현진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데일리안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