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권발 보유세 경감 논의, 속도감 있게 결론내야

2021. 4. 2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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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감세 발의에 홍남기 "들여다보겠다"
1주택자 과한 세금 덜되 집값도 안정시키길
20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선 부동산 보유세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이날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정책을 손보겠다고 잰걸음을 걷고 있다. 그제 부동산특위를 설치한 데 이어 어제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실수요자 중심의 부동산 대책도 논의할 수 있기를 바라 마지않는다”며 야당과의 논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회 정무위 민주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종합부동산세법·재산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대충 방향성도 드러나고 있다. 1가구 1주택 중산층에까지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고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의 대출까지 막는 현실을 개선하자는 것이다. 재산세의 경우 감면 상한선을 공시가격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리는 쪽이라고 한다. 13년이나 된 종부세 부과 기준도 공시가격 9억원에서 상향 조정한다.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종부세는 초고가 주택 또는 부자들에 대한 일종의 부유세 개념으로 도입됐는데 집값이 상승하며 (부과 범위가) 너무 확대됐다”고 말했다.

4·7 재·보궐선거의 위력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이 서울 25개 구에서 전패한 건 부동산 민심 외에 달리 해석할 수 없어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어제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 과정에서 “보궐선거를 치르면서 종부세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있고 그것이 민심의 일부라고 한다면 정부로서는 다시 한번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의 적절한 판단이라고 본다. 이와 함께 공시가격 산정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도 필요하다. 14년 만에 최대 폭(19.08%)으로 올랐을 뿐만 아니라 산정 근거도 불명확한 게 드러났다. 오죽하면 국민의힘 소속 시·도지사 5명이 이의를 제기하고 공시가격 결정 권한을 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로 넘기라고 요구했겠는가.

이제 관건은 속도감 있는 결론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총선 직전에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를 완화할 것처럼 말했다가 선거 후에 흐지부지한 일이 있었다. 국토교통위원장인 진선미 의원이 부동산특위위원장을 맡은 것도 요주의 대상인데, 지난해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임대주택으로도 주거의 질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다”고 한 발언뿐 아니라 그가 당의 미래주거추진단장을 맡았던 이력 때문이다. 추진단은 지난해 11월 “부동산 실책을 반성하고 획기적인 주거불안 해소 방안을 내놓겠다”며 요란스럽게 출범하더니 근래 소리소문 없이 해체됐다. 지금의 여권 움직임이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민심용 애드벌룬이어선 곤란하다.

또한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 집값을 부추기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 체제 출범과 맞물리면서 서울 집값이 두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이미 시민단체에선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급선회가 오히려 부동산 투기 열풍을 촉발할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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