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허벅지 피멍.. 대학교수가 '학생들 구타' 정황
[윤근혁 기자]
▲ B교수에게 허벅지를 폭행 당한 학생을 찍은 사진. |
ⓒ 제보자 |
현직 대학교수가 지난해(2020년) 다른 대학에서 조정부 감독을 맡을 때 학생들을 도구와 몸을 사용해 수차례 구타한 정황을 보여주는 사진과 학생 자술서가 나왔다.
20일 <오마이뉴스>는 A대학교 조정부 학생 6명이 지난 2월 24일 작성한 집단 구타 자술서와 구타당한 사진을 입수했다. 학생들이 지목한 폭력 가해자는 지난해 8월 31일까지 이 대학 조정부 감독으로 근무했던 B교수다. B교수는 지난해 9월 1일부터 현재까지 국립 C대학교 교양과정부 교수(체육학)로 근무하고 있다.
구타 정황을 보여주는 사진에는 허벅지가 검고 붉게 피멍이 든 채 누워 있는 한 학생의 모습이 담겨 있다. 피멍 크기는 가로와 세로 모두 20cm 정도로 보였다. 이 사진 파일의 '속성'을 살펴보니 사진을 찍은 때는 '2020년 5월 5일 오후 5시 31분'이었고, 장소는 '부산 영도구 △△1동'이었다.
▲ B교수에게 정강이를 폭행당한 학생을 찍은 사진. |
ⓒ 제보자 |
한 학생은 "B교수는 학생들을 엎드려뻗쳐 시킨 뒤 카누를 젓는 대형 노를 들어 엉덩이와 허벅지 사이를 세게 때렸다. 그래서 사진에서 보이는 커다란 피멍이 든 학생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진에는 무릎 아래 정강이 부분이 패여 붉은 피가 묻어 있는 학생의 모습이 담겨 있다. 학생들은 "해당 사진은 B교수가 지난해 5월 말쯤 배를 조정하는 작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학생의 정강이를 운동화발로 서너 차례 차서 살갗이 파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진 파일에서는 촬영 위치와 시각이 담긴 속성을 확인할 수 없었다.
B교수는 폭행 부인 "미리 설명하고 쇼 행위 한 것" B교수의 폭행 가해 증언은 A대 선수들이 지난 2월 24일 작성한 실명 자술서에도 그대로 담겨 있다. 이 자술서는 신임 조정부 감독이 학생들 의견 수렴 차원에서 받은 것이다.
이 자술서에서 한 학생은 "(B교수가) 경기장 숙소에 술을 먹고 들어와서 아무 이유 없이 단체 기합을 줬다"면서 "술 먹고 기강을 잡는다고 '대가리' 여러 번 박혔다"고 적었다. 한 학생은 <오마이뉴스>에 "B교수의 머리 박기 기합은 일상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상당수의 학생들은 자술서에 "B교수가 학생들을 데리고 노래방에 가서 도우미를 불렀다"고 적었다. 한 학생은 자술서에 "(B교수가) 2차로 도우미 노래방 두 차례 데려갔다"면서 "연말 회식 때 부모님 데리고 도우미 노래방 같이 데려가서 부모님이 결제했다"는 내용도 서술했다.
이와 관련해 한 학생은 <오마이뉴스>에 "2019년 10~11월 중에 B교수가 학생 선수 9명을 데리고 도우미 노래방에 갔다"면서 "여성도우미를 모두 10명 불렀기 때문에 모두 20명이 한 방에서 놀았지만 돈은 누가 냈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B교수의 폭행과 도우미 노래방 학생 동행에 대해서는 부모님들도 알고 있으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B교수는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학생 폭행' 정황에 대해 "구타한 것이 아니다"면서 "당시 선후배끼리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이미 4학년 학생들에게 미리 설명을 하고 (내가) 쇼 행위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신임 감독이 저를 공격하기 위해 악의적으로 자술서를 받는 등 학생들을 이용하려고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B교수는 '도우미 노래방에 학생들을 데리고 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아이들이 (도우미를) 불러달라고 해서 불러줬고, (도우미가) 10명이 들어왔는지는 모르겠다"고 관련 사실을 일부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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