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장애인은 대중교통 못타나요" 저상버스 도입률 59.8%..5대 중 2대 그냥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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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저상버스, 지하철 내 전동휠체어 급속충전소 등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강원 장애우 권익문제연구소 인권정책국장은 "59.8%가 결코 높은 숫자가 아니다. 5대중 2대는 그냥 보내야 한다는 의미인데 대기 시간을 합치면 장애인을 포함한 교통약자에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라면서 "보편적 이동권의 관점에서 저상버스 도입률을 100%로 높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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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장애인 이동권
서울시 저상버스 도입률 59.8%
지하철 전동휠체어 급속충전기 37.7%
장애인 화장실·승강기 없는 지하철역도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저상버스, 지하철 내 전동휠체어 급속충전소 등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저상버스 도입률은 3월말 기준 59.8%에 불과했다.
광역버스를 뺀 서울시 운행버스 7164대 중 4283대만이 저상버스인 것이다. 저상버스는 차체 바닥이 낮고 출입구에 경사판이 설치돼 있어 교통약자가 승차하는 데 편리하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저상버스 100% 도입을 요구해왔다.
김강원 장애우 권익문제연구소 인권정책국장은 “59.8%가 결코 높은 숫자가 아니다. 5대중 2대는 그냥 보내야 한다는 의미인데 대기 시간을 합치면 장애인을 포함한 교통약자에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라면서 “보편적 이동권의 관점에서 저상버스 도입률을 100%로 높여야 한다”고 했다.
엘리베이터나 장애인 화장실이 없는 수도권 지하철 역사도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없어 교통약자가 이용하기 어려운 수도권(1~9호선 기준) 지하철역은 4월 기준 총 5곳(2호선 용답, 3호선 충무로·도곡, 5호선 청구, 7호선 남구로)이었다. 서울교통공사는 진성준 의원실에 낸 답변서에서 "2호선 용답역과 충무로역은 엘리베이터 설치공사를 진행중이고 올 12월 완료할 예정이며, 남구로역은 내년 예산확보 후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호선 도곡역과 5호선 청구역에는 아직 설치 계획이 없다.
장애인 화장실이 설치돼 있지 않은 지하철역사는 8개나 됐다. 1호선 청량리, 3호선 지축·충무로·고속터미널, 5호선 청구, 6호선 신내, 7호선 군자, 8호선 천호역이다. 전동휠체어 급속충전기가 설치된 지하철 역도 턱없이 적었다. 1~9호선 총 321역(1~8호선 283역·9호선 38역) 중 급속충전기가 설치된 역은 121역(1~8호선 107역·9호선 14역)으로 전체 설치율이 37.7%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교통약자(장애인·고령자·임산부)는 전체 인구의 약 29%인 1509만 여명이다. 전년보다 26만명(1.27%포인트) 늘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을 포함한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인권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동석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저상버스 같은 경우 장애인 뿐만 아니라 고령자, 임산부 등 교통약자들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시민들 삶의 질을 높이는 차원에서 봐야 한다”면서 “점진적으로 예산을 높인다곤 하지만 교통약자에겐 삶이 걸린 문제기 때문에 예산의 철학을 달리 세울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변재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국장은 “서울시가 2015년 발표한 ‘장애인 이동권 선언’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데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이동권은 인권으로 일부만 보장되거나 제한되어선 안되고 유보할 수 없는 권리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성준 의원은 "장애인, 고령자 등 교통약자가 증가하고 있고, 장애인의 고령화는 일반인에 비해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고령화 시대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교통약자들의 보편적 이동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대안과 추가적인 예산 확보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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