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최초 지구 밖 동력비행..1.8kg 헬기, 화성 하늘 정복했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의 소형 헬리콥터 '인저뉴어티(Ingenuity·독창성)'가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인류가 '제어 가능한 동력체'를 지구 외 행성에서 비행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사는 비행 성공으로 화상 탐사 역사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드론에 가까운 소형 헬기 인저뉴어티가 화성을 누비며 화성 탐사 과정을 지상과 상공에서 촬영해 지구로 전송할 수 있게 됐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19일(현지시간) 인저뉴어티가 화성에서 첫 비행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번 비행은 우주로 진출을 꿈꾸는 인류에게 1903년 12월 1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키티호크 모래언덕에서 성공한 라이트 형제의 최초 비행 순간에 버금가는 역사적 순간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인저뉴어티의 비행은 오전 3시 30분(미 동부시간·한국시간 오후 4시 30분) 이뤄졌다. 다만 인저뉴어티가 비행 정보를 정리하고 지구로 보내는 데 시간이 걸려 비행 성공 여부는 3시간여 뒤인 오후 7시 52분부터 NASA TV와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서 방영됐다.
인저뉴어티의 비행 테스트는 약 30초간 진행됐다. 초속 1m의 속력으로 3m 높이에서 제자리 비행과 회전 기동을 한 뒤 착륙했다. 나사는 앞으로 네 차례의 추가 시험 비행을 통해 더 높이 그리고 더 멀리 나는 시도를 할 예정이다.
나사는 총 8000만 달러(약 900억원)를 투입해 인저뉴어티를 개발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소형화, 배터리 기술 향상 등의 조건을 갖췄다. 인저뉴어티의 무게는 1.8㎏에 불과하며 탄소 섬유로 제작된 1.2m 길이의 날개가 반대 방향으로 분당 최대 2천500회(초당 42회) 회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의 대기 밀도는 지구의100분의 1에 불과하고 중력도 3분의 1 수준이다. 이 같은 조건에서 이륙하는 것은 지구 상공 3만3000m에서 비행하는 것과 같은 환경이라는 게 나사의 설명이다. 3만3000m는 제트여객기가 비행하는 고도의 두 배 이상에 해당한다.
인저뉴어티는 시험 비행에서 동체 하단에 위치한 흑백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와 각종 자료를 탐사 로버인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로 전송한 후 수면모드에서 충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로버는 행성 표면에서 움직이며 토양·암석 샘플을 채취해 보관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로봇을 말한다.
인저뉴어티는 탐사 로버인 퍼서비어런스와 함께 지난해 7월 30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아틀라스V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이번 비행은 지난 2월 퍼서비어런스의 배 부위에 실려 실험 장소인 화성 예제로 크레이터에 도착한 지 두 달 만에 이뤄진 것이다.
NASA는 시험 비행의 성공 기원을 담아 라이트 형제가 118년 전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했던 플라이어 1호기의 한 조각을 인저뉴어티에 부착하기도 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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