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나는 文과 싸워 이긴 사람..윤석열·안철수 통합채널 될 것"

지호일,이상헌 2021. 4. 1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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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 인터뷰]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기현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장을 낸 김기현(4선·울산 남구을) 의원은 “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맞부딪혀 이긴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정권 차원의 선거개입으로 고배를 마셨지만, 오뚝이처럼 재기해 지금은 문재인정부 심판 대열의 선두에 서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학교 선배인 자신이 ‘통합의 채널’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국민일보는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 의원과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8일 출마 선언문에서 ‘제갈량의 지략’으로 당을 이끌겠다고 했는데.
“우리가 수적으로 우세하거나, 최소한 비등하다면 제갈량의 지략이 별로 필요 없을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여당은 ‘패스트트랙’으로 원하는 법을 다 통과시킬 수 있는 의석을 확보해 놓고 있다. 그에 비하면 소수 야당이 갖고 있는 권한은 너무 작다. 그래서 명분 있는 싸움은 끝까지 싸우되, 무작정 돌진하기보다는 우리의 뜻을 최대한 절충해나가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 제갈량도 적벽대전 때 조조의 대군에 맞서 적군 화살 10만개를 받아오고, 바람의 방향을 이용하는 등의 전략을 동원해 열세를 극복하지 않았나.”

-당내 초선의원들이 당대표 경선에 나선다고 한다.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다. 그간 우리 당은 조금 ‘올드’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나. 초선의원들이 당대표 도전 의지를 표한 것 자체가 우리 당이 굉장히 새롭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굉장히 당이 건강해지고 있는 증표라고 생각한다. 초선의원도 보다 나아진 환경에서 (경선) 레이스를 펼칠 수 있도록 조건이나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정치 후배인 초선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껄끄럽지 않겠나.
“(웃으며) 그런 시각 자체가 올드한 것이다. 당대표는 당대표 역할이 있고,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의 역할이 있다. 원내대표가 지시를 받는 사람도 아니고, 원내 업무는 자신의 독자적 권한과 책임하에서 결정한다. 당대표가 자동차를 얼마나 멋지게 디자인할까를 고민한다면, 원내대표는 자동차 속의 부속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고장이 났다면 어디를 수리하면 될지를 알아야 한다. 당대표가 감각적이어야 하다면, 원내대표 업무는 테크니컬한 부분이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권현구 기자

“무조건 개혁? 여당, 스스로 망하는 길 가고 있다”
-다른 원내대표 후보들보다 경쟁력 있는 부분은.
“우선 문재인정부 심판에 대한 확고한 상징성이 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때) 현 정권이 총동원돼 나를 죽이려 했지만, 혈혈단신으로 싸워 끄떡없이 지금도 살아 있다. 제가 싸울 때는 야무지게 싸우는 사람이다.”

“저는 계파가 없다. 앞으로 대선후보 경선, 야권 통합 등을 해야 하는데 계파에 속한 원내대표는 결코 좋은 요인이 아니다. 또 안철수 대표가 제 부산중앙중 3년 후배고, 윤석열 전 총장은 서울대 법대 1년 후배가 된다. 다 열려있다. 야권 통합과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내가 채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다음으로 저는 국회의원을 하면서 대선을 두 번 치렀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때는 여당 수석부대표로 있으면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영토 양보 관련 이슈를 발굴했다. 원내 전략을 실질적으로 지휘해 본 후보와 아닌 후보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원내대표가 되면 거대 여당과의 관계 설정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협치보다 개혁’이라 했는데, 저는 이것을 ‘민주보다 독재’라고 읽는다. 여당 사람들은 말과 행동이 다르다. 대통령이 협치하자고 했는데, 그다음 날 법안 처리 강행 처리하는 사람들이지 않나. 협치한다고 말한들 별 의미가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협치 대신 개혁만 밀어붙이는 것은 자기들 스스로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인데, 그것마저 깨닫지 못한다면 야당은 여당 복이 있는 것이다.”

-현안을 풀어나가려면 여야 대화가 필요한데.
“당연하다. 2013년 집권여당 원내수석부대표로 있을 때 정부조직법 협상을 하면서 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마흔 번 이상을 만나서 서로 죽이니 살리니 싸웠지만, 결국 협상을 최종적으로 타결해서 처리한 적이 있다. 나는 협상과 투쟁 양쪽을 겸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법제사법위원장 등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는.
“정상복귀 해야 한다. 빼앗아간 장물은 내놓는 게 상식이고 공정이다. 빼앗은 장물을 계속 차지하려고 하면 도둑놈이 되는 것이다. 소탐대실이다. 상임위원장을 갖고 국민의 표로 심판받게 될 것이다. 여당이 그게 두렵다면 손에 쥔 칼날을 놓아야 한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권현구 기자
“야권 통합은 필연…국민의힘 중심으로”
-국민의당과의 통합 문제에 대한 의견은.
“야권 전체의 통합은 필연이자 필수이고, 우리가 국민에게 한 약속이기도 하다. 다만 통합의 중심축은 우리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 ‘원오브뎀(One of them)’ 형태로 모이는 방식이 아니라, 우리 당이 자강력을 키워 중심축 역할을 하면서, 모두가 ‘빅텐트’ 속에 들어올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들고 그 안에서 공정한 경쟁을 벌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조건 빠른 게 좋은 것이 아니라, 정국 상황에 맞춰 통합의 타이밍도 봐야 한다.”

-이른바 ‘선 자강-후 통합’에 무게를 두는 것인가.
“그게 뭐 중요한가. 당 대 당 통합이든, 야권 흡수 통합이든, 후보 단일화든, 가장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고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방안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홍준표 의원 복당 문제가 논란이다.
“복당시켜야 한다. 지난해 총선 이후 복당시켰어야 했는데,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지금까지 와 버렸다. 안철수 대표는 과거 선거 때 현 여당을 밀었던 사람이지만,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우리와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않았나. 우리 당의 대표, 대선 후보를 지낸 홍 의원에게 협량으로 대해선 안 된다. 다만 이 문제를 지금 임시지도부가 결정할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지호일 이상헌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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