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하니 | 학교 폭력, 낙태, 가출.. 불편하지만 필요한 이야기

한현정 2021. 4. 1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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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빅픽쳐스 제공
“첫 작품이 문제작? 용감해서 고마웠거든요.”

인기 걸그룹 EXID로 데뷔해 영화배우로 첫발을 내디딘 하니(28·본명 안희연)는 문제작이라 불리는 ‘어른들은 몰라요’를 데뷔작으로 택했다. ‘용감해서’란다.

사실 스크린 속 그야말로 그랬다. 무대 위 화려했던 모습을 싹 지운 채, 길거리를 떠도는 10대 불량 청소년이 돼 뛰고 다치고 욕설을 퍼부으며 울부짖는다. 첫 작품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과 깊은 여운을 남기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그는 “대본을 처음 보고 ‘용감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며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이야기였다. 이런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것만으로도 뭉클했다. 바로 감독님께 전화를 걸어 고맙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조급함 내려놓고 자유로워져…조금은 어른이 됐죠”

영화는 10대 임산부 세진(이유미 분)이 가출 경력 4년 차 동갑내기 주영을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10대 청소년들의 학교 폭력, 임신, 낙태 등 사회적 문제와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을 적나라하게 담아낸다. 전작 ‘박화영’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의 어두운 현실을 거칠게 그려내며 충무로에 충격을 안긴 이환 감독의 신작.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뒤 평단의 호평을 얻었다. 한편, 높은 폭력성과 거칠고도 자극적인 연출로 ‘문제작’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우리 영화가 문제작이라고 불리는데 그럼에도 꼭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외면하고 싶은 문제를 적나라하게 마주하면서 아프지만 많은 걸 느끼게 하죠. 날카롭게 파고들어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실제로는 연예계 소문난 ‘엄친딸’인 하니. 비행 청소년인 ‘주영’이 낯설지는 않았을까.

“솔직히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이 너무나 많았다”는 그는 “ ‘내가 어른이라서 그런가?’ ‘안희연이라서?’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했다. 하지만 감독님과 수차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전사를 만들어갔고, 조금씩 이해가 되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연기는 내게 배움인 것 같다. 도전을 할 때마다 이전보다는 좀 더 넓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확장된 느낌이랄까? 그런 뿌듯함이 있다”고 덧붙였다.

배우로서는 신인이지만 어느덧 연예계 10년 차가 된 하니. “달라진 게 있나”라고 물으니, “조금은 서운하지만 어른이 돼가고 있는 것 같다”며 속내를 털어놓는다.

“예전에는 제가 제일 중요했어요. 요즘은 저의 세상 바깥이 더 중요해지고 있어요. 변화가 기분 좋기도 하면서 겁이 나기도 해요. 예전에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누가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컸어요. 이제는 좀 더 자유로워졌다고 할까. 요즘은 ‘하니’ 혹은 ‘안희연입니다’라고 섞어 얘기하는데 사실 어떤 거든 상관없어요. 구분되는 듯 연결돼 있잖아요. 뭐든 자연스럽게 진심을 다하는 게 중요하니까. 이제는 조금 어른이 된 것 같아요(웃음).”

[한현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05호 (2021.04.21~2021.04.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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