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접종뒤 사지마비 40대.."해외서도 보고, 인과 확인 안돼"
최근 아스트라제네카(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40대 의료기관 종사자가 접종 이후 두통 등의 증상을 겪다가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으로 진단받은 사례가 있다고 보건당국이 19일 밝혔다. 당국은 해외에서도 이런 사례 보고가 있었지만 접종과의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추가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19일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해당 접종자 A씨는 지난달 12일 의료기관 종사자 신분으로 AZ 백신을 접종했다. 접종 후 7일이 지난 지난달 19일 두통과 두드러기 증상을 보여 일반 이상 반응으로 당국에 접수됐다. 그러나 접종 2주 후인 지난달 26일까지 두통이 호전되지 않고 하지에 감각, 근력이 저하되는 식으로 신경학적 증상이 악화해 병원 진료를 받았고 이후로도 호전되지 않아 입원 치료에 들어갔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A씨는 간호 조무사로 45세 여성이다. 접종 직후 일주일간 두통을 호소했고 열흘 지나선 사물이 겹쳐 보이는 양안 복시 증상까지 나타났다고 한다. 병원에 입원한 후로는 사지 마비 증상을 보였다. 서 의원은 A씨가 기저질환 없이 건강한 상태였고 지난 1월 병원에 채용되면서 받은 건강검진에서도 특이 소견이 없었다면서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을 주장했다.
박영준 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병원에서 일차적으로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이라고 진단받았다”며 “신경학적인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 질환으로, 여전히 일반병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경과상 증상이 악화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접종 후 이상 반응으로 이런 진단명이 신고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차적 소견은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이지만, 최종 진단을 위해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한다. 박 팀장은 “1개월 이후 다시 한번 검사해서 최종 진단명을 확인할 것”이라며 “이후 심의 의뢰를 하면 중앙 피해조사반에서 (접종과의 인과성 등을) 심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부작용 보고는 해외에서도 있었다.
박 팀장은 “이런 사례 보고는 외국에서도 있었다. 다만 아직 인과성에 대해 인정된 케이스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에서 접종량이 더 많기 때문에 접종자 중에서의 특이한 또는 드문 이상 반응이 발생했었을 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접종과의) 관련성이 있을까에 대해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아직은 특이한 상황으로까지는 안 됐다. 향후 모니터링하면서 이런 상황이 변동될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특이한 상황이란 건 일반 인구집단에서 이 병이 발생할 수 있는 비율과 백신 접종자에서 동일한 질환이 발생할 비율을 비교, 평가해 따진다. 당국에 따르면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비율은 100만명당 0.3명(월평균)이다. 박 팀장은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에 있어서 원인이 불명확한 경우들이 많이 있긴 하지만, 일반 인구집단에서 발생한 수준에 비해 백신 접종자에서 발생이 증가하는 양상들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EMA(유럽의약품청)의 제품 설명서 안에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이라는 내용이 드문 이상 반응 또는 이상 반응으로 아직 등록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최근 논란이 된 혈소판 감소증을 동반한 희귀 혈전증처럼 드문 이상반응으로 등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팀장은 다만 “안전신호(safety signals)를 통해 발생이 올라가고 관련성이 인정되는 경우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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