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구걸 않겠다만, 여당도 살려면 상임위 재분배해야"
[곽우신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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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야당이 가져야 할 국회부의장과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은 필요하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4선, 강원 강릉)이 원내대표직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19일 출마선언을 하면서, 특히 21대 국회 상임위원장 재분배를 강조했다. 출마선언문 낭독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협상 대상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구걸하면서까지 상임위원장 달라고 요구할 생각은 전혀 없다"라면서도 "여당도 살고 싶으면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 견제와 균형 문제에 충실하게 협상에 임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 작동해야... 입법독재에 국민들 신물"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마이크를 잡은 권성동 의원은 "민주당이 전 상임위를 독식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국민의 피해가 너무나 커졌다"라며 "우리가 상임위원장을 맡았다면 임대차 3법과 같이 막대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법을 완전히 막지는 못해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는 있었다"라고 가정했다. "정치적 이해를 떠나 국민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바꿔야 한다"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새로 선출된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재분배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출마선언 후 기자들 앞에 선 권 의원은 "협상이라는 것은 상대방이 호응을 해야 협상에 들어갈 수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원내대표에 당선된 이후 민주당 원내대표의 진의가 무엇인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국가의 구성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기 위해서 입법·사법·행정 권력을 분리했다"라며 "국회 내에서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기 위해 과거 우리 정치 선배들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당에서 나눠가졌고, 의석수에 비례해 상임위원장을 배분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십 년 동안 그런 관행이 유지돼 온 것은 그만큼 타당성이 컸고, 그렇게 하는 것이 민주주의 본령에 맞았기 때문이다. 대화와 협력이라는 의회 정치의 본질에 맞았기 때문이다"라고도 덧붙였다.
이어 "그런데 1년 전 민주당은 국회의 소중한 전통, 관행 그리고 의회정치의 본질에 맞는 상임위원장 배분을 완전히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독차지했다"라며 "그 결과 지금 국민들이 어떻게 평가하나?"라고 반문했다. "국회가 국회의 역할을 못한다고 비판한다. 입법독재, 다수결 독재에 대해 국민들이 신물을 내고 있다"라며 "민주당이 이번 재보궐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받들 의사가 있다면 협상에 응하리라고 생각한다"라고 여당을 압박했다.
"'강대강' 가는 것 최선 아니지만, 저쪽에서 그런 식으로 나온다면..."
이날 권성동 의원은 대여 투쟁의 원칙으로 '선협상 후투쟁'을 내세웠다. 출마선언문에서 그는 "우리도 똑같이 '강대강'으로 가는 것이 결코 최선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민주당의 독단적인 모습이 더욱 강렬하게 나타날 수 있도록 국민의힘은 철저히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무조건적인 투쟁이 아니라 최악의 결과를 막기 위해 합리적인 협상과 대안 제시를 우선으로 하겠다"라며 "치밀한 전략으로 악법을 온전히 막지는 못하더라도, 수권에 대비해 다시 되돌려놓을 수 있을 여지를 남겨두겠다"라고도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이 협상도 하지 않고 오만과 독선으로 밀어붙인다면, 국민을 상대로 철저하게 호소하겠다. 국민의 힘을 빌리겠다"라며 강경투쟁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다. "협상력은 대여투쟁의 날카로움에서 나온다"라는 요지였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과거처럼 단식을 하거나 극한투쟁을 벌이거나 단상점거를 할 수가 없잖나"라며 "20대(국회)에서 그런 일이 있었지만, 21대 총선에서 우리 국민들이 그런 데 찬성하지 않는다는 게 드러났다"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다만 민주당의 행태가 독재정치로 흐른다. 정말 이거는 참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전제 하에 '최후의 카드'를 남겨놨다. "대한민국의 헌법 수호를 위해 또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극한투쟁이 아니면 멈추게 할 방법이 없다'는 판단이 들면, 우리 당이 논의를 해서 과거 이상의 수단을 강구하도록 하겠다"라며 "저쪽에서 그런 식으로 나오면 극한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부연했다.
"무소속 복당 찬성, 사면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한편, 권 의원은 현재 당내 여러 현안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털어놨다. 홍준표 의원 등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서는 "통합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그 시기나 절차 또 구체적인 대상에 대해서는 당 지도부에서 다시 말씀드리겠다"라며 "저는 기본적으로 다 통합하는 데 찬성한다"라고 밝혔다.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가하는 게 국민 일반의 생각"이라며 "전직 대통령 두 분이 계속 영어의 몸으로 간다는 것 자체가 정부여당의 큰 부담이다. 그래서 한다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라고 힘을 실었다.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에 관해서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후보 단일화와 당대당 합당·통합은 국민과 한 약속"이라며 "국민과 한 약속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지켜야 하고, 관철시켜야 우리 당이 미래가 있고 살아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권 의원은 "개인적인 친분은 있다"라면서도 "당 지도부의 일원이 되면 대선 관리를 공정하게 해야 한다. 공정이 우리 당 통합의 생명"이라고 이야기했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접촉할 생각도 안 했고, 접촉 시도해본 적도 없다"라며 거리를 둔 것.
하지만 "결국 윤석열 전 총장도 우리 당 플랫폼에 들어오는 것이 본인의 대권 도전에 한 발 다가가는 것"이라며 합류 필요성은 긍정했다. "지도부의 일원이 된다고 하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윤석열 총장과 접촉할 계획을 갖고 있다"라면서 "밖에 계신 분들도 범야권의 후보이기 때문에 야권통합 차원에서 우리 당으로 모셔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라는 것.
동시에 "우리 당에도 윤석열 총장 못지않는 후보들이 계시다"라며 "당내 후보 분들이 좀 더 국민적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세미나든 강연이든 이런 절차를 통해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좀 더 기회를 줘야 한다"라고 당내 후보군을 향한 메시지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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