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하는 애가.." 어린이집 학대당한 아이 엄마, 눈물의 증언
“말 못하는 아이가 밤새 손과 발을 (바닥에) 부딪치며 온몸으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어요.”
19일 오전 10시 인천지방법원 형사 법정. 검은색 정장을 입은 한 여성이 증인석에 섰다. 자신을 학대피해 아동의 어머니라고 밝힌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준비한 글을 한줄씩 읽어내려갔다. 그가 울먹이며 학대 교사에 엄벌을 호소하는 동안 연녹색 수의를 입은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33) 등은 고개를 숙인 채 묵묵히 의견 진술을 들었다. 방청석에선 훌쩍이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날 인천지법에서는 형사2단독 이연진 판사 심리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보육교사 A씨 등 6명과 이들의 학대를 방조한 혐의를 받는 어린이집 전 원장 B씨(46)의 두 번째 재판이 열렸다.
장애아동을 포함한 원생 10명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 인천 한 국공립 어린이집의 보육교사 6명은 모두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일부 보육교사는 상습적인 범행은 부인했다. 한 보육교사의 변호인은 “학대가 아닌 훈육이나 행동 교정을 위한 행위였다”라고 주장했다. 어린이집 전 원장 B씨(46)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보육교사들의 학대 행위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검찰은 보육교사 6명 중 5명을 추가 기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하고 있고 추가 기소할 예정”이라며 “추가 기소와 공소장 변경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는데 수사검사와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앞서 경찰은 어린이집 내 폐쇄회로(CC)TV를 디지털 포렌식 해 지난해 5월 초~10월 초 A씨 등 보육교사 5명이 기존 피해 원생 3명과 다른 원생 1명 등 4명을 30여 차례 학대한 정황을 추가 확인했다. A씨 등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7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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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동 등 1∼6세 원생 10명 상습학대 혐의
A씨 등 6명은 지난해 10월 30일부터 같은 해 12월 28일까지 인천시 서구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장애아동 5명을 포함한 1∼6살 원생 10명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약 260차례 아동을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애아동 5명 가운데 4살 원생은 뇌 병변 중증 장애가 있었고 나머지 4명도 언어·발달 장애나 자폐성 장애를 앓았다. 경찰이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보육교사들은 아동이 낮잠을 자지 않는다거나 자신들이 밥을 먹을 때 옆에서 울었다는 이유로 주먹이나 손바닥, 때론 베개나 노트북 모서리로 아동을 때린 것으로 나타났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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