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추가구매한 스가..AZ 혈전 변수에 물밑서 움직였다"

이영희 2021. 4. 1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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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이어 아스트라 사용 예정이었으나
혈전 문제로 승인 나도 사용 제한 가능성
고노, 물밑서 화이자 접촉해 추가 확보 성사
日 코로나 상황 악화, 도쿄 긴급사태 검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방미 중 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추가 확보하려 나선 건 현재 후생성이 심사 중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것이라고 마이니치 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접종 후 혈전 발생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일부 혹은 전면 제한한 유럽처럼, 일본도 접종 제한 조치를 취해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달 16일 도쿄 신주쿠의 한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당초 일본 정부는 계약을 완료한 화이자(1억 4400만 회분), 아스트라제네카(1억 2000만 회분), 미국 모더나(5000만 회분) 백신을 이용해 접종대상자인 16세 이상 약 1억 1000만명에게 맞힌다는 계획이었다. 먼저 승인을 받은 화이자 백신을 의료진과 65세 이상 고령층에 접종하고, 이후 승인 상황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병행하려 했다. 65세 이하 일반인의 경우 초저온 보관 등이 필요 없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장점을 살려, 기업 건물 내에 집단 접종소를 마련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다.

하지만 3월 유럽 등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전이 발생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변수가 등장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지난 2월 일본 후생성에 승인을 신청, 일본 내 임상 결과 제출을 완료하고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5월 중에는 허가가 날 것으로 보이지만 현 상황에선 사용 승인을 받더라도 접종 대상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마이니치에 "승인을 받더라도 외국처럼 접종 대상을 고령자로 한정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단 현재 계획대로라면 고령자는 모두 화이자 백신을 맞게 돼 있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누구에게 맞힐 것인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모더나 백신 역시 5월 중에는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이나 계약 물량은 많지 않은 데다 제때 공급될지도 알 수 없어 '백신 가뭄' 상황이 우려됐다.

이에 백신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고노 다로(河野太郎) 행정개혁담당상은 '올해 내'로 합의됐던 화이자 백신 기존 계약분의 공급 시기를 9월로 앞당기는 한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족분에 대한 추가 구입을 추진했다. 마이니치는 고노 담당상이 스가 총리 방미 때 합의를 목표로 물밑에서 이를 준비해왔다고 전했다.

스가 총리는 귀국 후 19일 오전 기자들에게 "9월 말까지 모든 국민에게 맞힐 백신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백신 공급 계획이 마련됐다는 판단에 따라 5월 중 고령자에 이어 65세 이하 기저질환자 등에 대한 접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가 숙제로 남는다. 일본에서는 제약사 JCR파마가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원액 생산에 대한 업무 위탁 계약을 체결해 일본 내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JCR파마가 위탁 생산하는 분량은 일본 정부가 공급받기로 한 분량의 75%에 해당하는 9000만 회분(4500만 명분)이다. 이 중 3000만 회분은 본래 3월까지 제공하기로 약속돼 있어, 후생성의 승인이 떨어질 경우 바로 공급될 전망이다.

한편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주부터 도쿄(東京)와 오사카(大阪) 등에 세 번째 긴급사태가 선언될 가능성이 커졌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 도지사는 18일 저녁 브리핑에서 "선수(先手) 대응이 중요하다"며 "(정부에) 긴급사태 선언을 요청하는 것도 검토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오사카부 지사는 이미 긴급사태 요청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18일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093명으로, 주말임에도 4000명대로 발생했다. 도쿄도는 543명으로 6일 연속 500명을 넘었고, 오사카부 신규 확진자는 122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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