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포럼]클럽하우스의 롤러코스터
"'클하' 하세요?"
오디오 기반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Clubhouse)가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끌며 멤버십 여부가 소위 '인싸(인사이더)'를 판단하는 기준이 됐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출신의 폴 데이비슨과 로언 세스가 개발해 2020년 5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던 클럽하우스는 기존 이용자의 초대나 승인을 받아야만 이용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60만 명이었던 주간활성이용자(WAU·Weekly Active User)가 올해 3월 1000만명을 돌파했다. 출시된 지 1년이 되기도 전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클럽하우스의 기업 가치는 올해 초 약 1조원으로 평가되며 유니콘 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에는 클럽하우스의 인기가 급락하고 트위터가 40억달러에 인수하려던 협상을 중단하는 등 클럽하우스가 위기를 맞고 있다. 롤러코스터 같은 클럽하우스의 인기 급상승과 하락의 이유는 무엇일까.
음성 기반의 실시간 채팅을 기반으로 한 클럽하우스는 기존 소셜미디어가 집중하지 않았던 틈새 시장인 오디오 포맷을 공략했다. 물론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에서도 음악과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등 오디오 중심의 콘텐츠 비중이 증가하며 관심을 끌었지만, 클럽하우스는 '음성'만을 통해 대화하는 소셜미디어로서 차별화를 뒀다. 즉 클럽하우스는 소위 '언택트 시대'를 맞아 다른 사람들과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되 오히려 강해지는 사회적 연결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화상회의나 채팅처럼 얼굴을 보여줘야 하는 불편함을 없앴다. 목소리를 통해 친밀감을 느끼고, 동영상이나 채팅 이용과는 달리 눈과 손이 자유로워서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또한 여러 명이 동시에 대화할 수 있는 다자간 커뮤니케이션의 편리함도 제공된다.
클럽하우스에서는 다양한 주제에 관한 대화가 이루어져 왔다. 영상보다 준비와 심리적 부담이 덜해 누구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쉽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으며 시의성 있는 주제에 대해 최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미리 편집된 내용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대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보다 생생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생동감이 주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실시간 대화의 내용은 저장되거나 기록으로 남지 않기 때문에 휘발성이 강하다. 따라서 관심있는 대화에 참여할 때 집중도가 높은 반면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더 편안하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
무엇보다 클럽하우스의 인기는 역설적으로 폐쇄성에 기반했다. iOS 운영체제에서만 이용 가능하며 기존 이용자의 초대가 있어야만 이용할 수 있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나만 소외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FOMO(Fear of Missing Out)'를 자극했다. 더구나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브래드 피트, 정세균 국무총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국내외 사회적 유명인사들의 클럽하우스 활동이 알려지면서 클럽하우스의 인기가 치솟았고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초대권이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희소성, 즉시성, 휘발성 등의 차별화된 특성을 통해 새로운 소셜미디어로 부상하던 클럽하우스는 위기에 봉착했다. 확장성의 제약으로 인해 그들만의 세상으로 여겨지며 외면받고 보안, 혐오 발언, 가짜 정보, 허위 계정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 또한 쉽게 접하기 어렵던 유명 인사들의 활동은 감소한 반면, 일부가 대화를 통제하며 수직적 커뮤니케이션의 성향을 보이며 폐쇄성과 함께 사회적 위계를 재현하고 있어 비판을 받는다. 더구나 유사한 서비스들이 등장하며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영상이 범람하는 시대에 레트로(Retro)적인 음성 기반의 소셜미디어로서 새로운 가치를 발굴했던 클럽하우스지만 결국 그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이용자라는 것이 인기의 롤러코스터를 통해 입증되었다. 클럽하우스가 다시 이용자들의 사랑을 얻고 안착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궁금하다.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대학원 교수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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